"사물인터넷(IoT) 초연결 시대에 실시간에 가깝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려면 지상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인공위성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스페이스X가 낮은 궤도에 수만개의 위성을 띄우겠다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박사
[충남 금산=이유미 기자] 우주산업이 바뀌고 있다. 과거 정부 기관 주도의 소수 거대 항공우주산업체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의 새로운 우주산업체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민간 주도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벤처 기업도 탄생하고 있다. 우주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산업 중심에는 인공위성이 있다. 방송통신, 기상, 항법, 지구관측을 위해 필요하던 인공위성이 최근에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성 수리나 우주 재급유, 우주 쓰레기 제거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통신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KT SAT은 올해 개국 50주년을 맞이해 18일 충청남도 금산 위성센터에서 'KT SAT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무궁화 6A호 발사를 준비하고 플랫폼 기반의 종합 위성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무궁화위성 6A호, 2024년 발사 목표
KT SAT은 이날 비전 선포식에서 차기 위성 '무궁화위성 6A호' 계획을 발표했다. 무궁화위성 6A호는 무궁화위성 6호의 승계 위성으로 이르면 2024년 무궁화6호와 동일한 궤도인 동경 116도에 발사할 예정이다.
2010년 발사한 무궁화위성 6호의 예상 수명은 15년으로 2025년 수명이 종료될 예정이다.
KT SAT은 무궁화위성 6A호에 차별화된 기술 역량을 도입해 대용량성과 가변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특징은 5G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하는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어 5G 서비스 제공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데이터 전송 처리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많은 '대용량 위성(High Throughput Satellite, HTS)' 기술을 적용한다. 대용량 위성은 스팟 빔을 사용해 영역을 작게 나눈 후 해당 지역에 강력한 전파를 쏘는 기술이다. 동일한 궤도와 주파수 할당 대역폭을 기준으로 기존 통신 위성보다 처리용량을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또 무궁화위성 6A호는 발사 후에도 커버리지 변경이 가능한 '가변빔(S/W Defined Sat)' 기술 탑재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위성은 발사 후 빔의 커버리지 변경이 불가능했지만 가변빔 기술이 탑재되면 발사 후에도 빔 커버리지를 변경할 수 있다. 즉, 변화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효율적인 위성 관리가 가능하다.
KT SAT은 올해 무궁화위성 6A호의 탑재체와 적용 기술을 확정하고 내년 무궁화위성 6A 위성제작을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 아시아 상위 5위 위성 사업자를 목표로 중동, 몽골, 아라비아해까지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송경민 KT SAT 대표는 "위성 제조사로부터 기술 요구서를 받아 연내 위성의 형상과 스펙을 결정하고 2024년이나 2025년에 발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T SAT, 위성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
KT SAT은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위성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날 KT SAT은 위성으로 제공 가능한 서비스로 해양 위성통신, 항공 위성통신, IoT 서비스, 지구 관측 위성 서비스 중 해양 위성통신과 항공 위성통신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송 대표는 "해양 위성통신 서비스는 지난해 719척 정도를 수주했고 2022년에는 1000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을 보면 1, 2위 업체가 각각 5000척 정도를 서비스를 하고 있어 시장이 충분하기 때문에 성장에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 위성통신은 국내 항공사와 구체적 검토를 했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논의는 중단된 상황"이라며 "항공업계가 회복되는대로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KT SAT은 MVSAT(해양 위성통신) 시장 확보를 위해 '해양 통합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MVSAT 시장은 연평균 20% 성장하고 있으며 KT SAT은 국내 상선 시장의 70% 이상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송 대표는 "기존 해양 위성통신 서비스는 상선이나 원양어선에 인터넷을 제공하고 선박 개별로 운항 정보 자동 솔루션, CCTV 솔루션, IoT 솔루션 등을 제공했지만 개별적으로 들아가다보니 조종이 어렵고 단가 측면에서도 높아졌다"면서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만들어 어떤 솔루션이든 바로 도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SAT은 그동안 위성 통신을 지상망의 보완재로 중계 서비스 제공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통신 사각지대인 해양·우주까지 연결 가능한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성과 5G 연동 기술 통해 망 대역폭 확대
KT SAT은 현재 위성과 5G 연동 기술도 연구 중이다. KT SAT이 연구 중인 위성과 5G 연동 기술이 상용화되면 망의 대역폭이 확대된다.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해외 지역과 차량 등 이동체에서도 위성을 통해 끊김없는 5G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11월 KT 융합기술원과 함께 세계 최초 5G 상용망과 위성 통신망 연동 기술에 성공했고 지난 15일 위성 환경 기반의 테스트베드를 KT SAT 금산위성센터에 구축했다.
하반기부터 금산위성센터 테스트베드에서 '한-EU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위성과 5G 단말기를 연동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내년 5월 프랑스 오픈 테니스 행사에서 위성 5G를 통한 영상 송출을 시연할 계획이다.
KT SAT은 정부 주도의 국책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정밀 GPS 위치보정 시스템(KASS)' 사업에 참여 중이다. KASS가 구축되면 현재 30m 수준인 GPS 오차는 1m 수준으로 줄어들어 항공기 이착륙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뉴스페이스 시대의 도래로 끊김없는 네트워크 제공을 위한 위성 통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플랫폼 위성 사업자로의 전환과 정부의 우주 프로젝트 적극 참여를 통해 향후 50년 위성 산업을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