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앞두고 기업가치 끌어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작이 기대 이상의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다 자체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어 '몸값'이 얼마나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에 두번째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2018년에 상장을 추진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카카오게임즈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 상장을 처음 추진할 당시 시장에서 매겨진 약 1조원보다 5000억원 가량 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8월 크래프톤의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실적이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오래가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히려 성장세가 둔화한 상태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 4208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감소한 3910억원에 그쳤다. 2017년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이듬해 두배 이상으로 급증했으나 더 이상의 성장세를 찾기 어려워진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472억원을 정점으로 내려 앉고 있다.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올해에는 실적 반등을 통해 시장의 관심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미국 콩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가디언 테일즈'를 세계 시장에 내놓았는데 상위권에 오르는 등 초반 성과가 좋다. 게임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이 게임은 20일 기준 국내 애플 앱스토어 매출 4위, 무료 게임 순위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선 무료 게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넥슨의 야심작 '바람의 나라: 연'을 비롯해 선데이토즈의 '애니팡4'와 넷마블 '마구마구 2020'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가디언 테일즈의 완성도 있는 게임성과 자동 전투 일색인 게임 시장에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퍼즐, 탐험 요소, 수동 조작 등이 차별화된 매력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에 대작 PC 온라인 게임 '엘리온'을 내놓을 계획이다. 엘리온은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이밖에 기대작 '패스 오브 엑자일2'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행보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초 인수한 엑스엘게임즈의 인기작 '달빛조각사'를 가져다 대만 감마니아와 대만·홍콩·마카오 등 중화권 공동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감마니아는 리니지M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국내 유명 게임을 대만 시장에 서비스한 기업이다.
자회사 카카오VX를 통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VX는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주요 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트', '프렌즈 VR 월드'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장외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눈높이도 오르고 있다.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최근 시가총액은 3조원에 육박(2조9500억원, 20일 현재 주당가 5만1500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