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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완성차 업계서 핫한 청년 스타트업

  • 2020.10.22(목) 15:43

DGIST 연구원 출신 김국태 드림에이스 대표
계기판·내비·뒷자석 스크린 통합, 미래차 구현
리눅스에 안드로이드 담는 기술, 차를 폰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검색하고 손가락으로 휙 넘기니 운전자 정면에 있는 전자 계기판으로 내비 화면이 따라온다. 영화 파일이 담긴 USB 기기를 운전석 메인 단자에 꽂으니 뒷좌석에 앉은 사람도 헤드레스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마치 여러대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틀어놓고 기기간 경계없이 모니터를 오가며 작업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고급 차량에서 볼만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운전과 길안내 등을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즐길거리를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시스템 구동 사례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기술로는 위의 사례처럼 차량에 달린 여러대의 기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완벽히 제어할 수 없다. 그나마 운전자가 뒷좌석에 앉은 사람을 위해 스마트폰앱으로 헤드레스트 디스플레이를 원격 제어하는 수준이다. 운전석에 달린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나 뒷좌석 헤드레스트 디스를레이가 별개로 설치되어 있어 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차량용 IVI 솔루션 전문기업 드림에이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완성차 및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여러대의 기기를 마치 한몸처럼 유기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솔루션 양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회사 솔루션을 적용하면 계기판과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RSE(Rear Seat Entertainment, 뒷좌석 승객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를 통합할 수 있다. 하나의 고성능 반도체칩으로 여러대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니 자동차 회사 입장에선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핫(Hot)'한 '디지털 콕핏(조정석)'의 기반 솔루션이기도 하다. 

김국태 드림에이스 대표
김국태 드림에이스 대표

◇ 국내 유일 AGL 실버 등급 회원사로 '존재감'

드림에이스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실시간 운용체계 기술을 지원하고 드림랩이란 회사가 자본금을 출자해 2015년에 설립한 회사다. 설립 당시 DGIST 연구원이던 김국태(34) 대표가 같은 과기원의 임진우 교수(현 공동대표)를 만나 창업을 결심하고 모태가 되는 드림랩을 설립했다. 

마침 독일의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이 그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벤처포럼'을 개최했는데 신생업체 드림랩이 겁없이 도전했다. 자동차 관련 플랫폼을 비즈니스 모델화하는 아이템으로 포럼에 나갔는데 아시아 12개 참가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이에 고무돼 DGIST가 기술이전 출자 결정을 내리면서 세운 것이 지금의 드림에이스다. 

김 대표는 "DGIST는 국내 4대 과학기술원으로 자부심이 강해 그동안 외부 기술이전 출자를 거의 안했는데 스타트업인 우리가 아시아 벤처포럼에서 2위에 선정되는 것을 보고 지원을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드림에이스가 자동차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18년 리눅스재단의 커넥티드카 개발 프로젝트(AGL·Automotive Grade Linux)에 실버 회원사로 합류하면서다. AGL은 리눅스재단이 2012년 9월 발족한 오픈소스(무상 공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다.

AGL 회원사는 160곳이 넘으며 플래티넘과 골드, 실버, 브론즈로 등급이 나눠진다. 이 가운데 표준을 정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자문위원회 자격은 플래티넘, 골드, 실버 회원사에만 있다. 

드림에이스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AGL 실버 회원사다. 실버 회원사에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닛산과 콘티넨탈,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모비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회원사이긴 하나 4번째 등급인 브론즈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완성차 업체 등이 SW 개발 프로젝트 수주를 할때 제안서를 실버 회원사까지만 낸다"라며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실버 회원사 자격을 받은 것은 드림에이스가 유일무이하다"고 말했다. 

드림에이스의 IVI 플랫폼 솔루션을 실제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단말기에 적용한 모습. 제각각 구동되는 여러대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 스마트폰앱을 차량에 이식, 완성차 업계 관심

드림에이스의 IVI 플랫폼 솔루션은 리눅스 기반이면서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을 별도 변환 없이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나 넷플릭스 등의 모바일앱을 리눅스라는 다른 OS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치 옛날 오락실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게 윈도우 OS 환경을 가상화하고 그 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하는 에뮬레이터와 비슷한 원리다.

이처럼 리눅스 기반의 차량 시스템 내에 이종 OS인 안드로이드를 담아내는 '컨테이너(Container)' 기술이 드림에이스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이를 적용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앱인 '카카오내비'나 '티맵' 등을 자유롭게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할 수 있다.

드림에이스는 안드로이드 앱을 별도 변환없이 AGL에서 구동되는 솔루션을 선보임으로써 AGL 생태계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림에이스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AGL의 연례행사에 참여해 이 기술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 글로벌 서밋'이란 행사에서 AGL 기반 안드로이드 컨테이너 기술로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행사는 AGL의 연례 행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며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임원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활발한 사업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우리 시스템 시연을 보기 위해 관람객이 몰리면서 메인 이벤트 무대가 썰렁할 정도였다"라며 "AGL 관련 시스템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 곳이 드물고 그것도 한국의 스타트업이 해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AGL 컨테이너 기술을 IVI에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적용한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라며 "이를 보고 다임러 등에서 연락이 왔으며 국내 다른 기업들과의 기술 협업도 이뤄졌다"고 말했다. 

◇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시장 리더" 

정부 기관과 민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산자부, 중기부 등에서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삼성벤처투자 등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 33명의 임직원의 인건비 절반 이상을 R&D 과제 지원비로 해결할 정도라고 한다.

드림에이스는 지난 10일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 및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와 웹 기반 IVI 서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자체 웹브라우저 '웨일'을 개발한 네이버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갖춘 콘티넨탈오토모티브와 협업해 자동차에 다양한 웹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는 기반 플랫폼을 개발 공급할 예정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분야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 3개가 손을 잡게 된 것은 드림에이스의 기술이 가교 역할이 했기 때문이다. 드림에이스의 차량용 안드로이드 컨테이너 솔루션은 서로 다른 기종의 하드웨어나 운영체제 환경을 연결하는 미들웨어로 작용했다. 

김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리더십을 갖고 탑플레이어와 협업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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