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위메이드가 비덴트에 대한 3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비덴트의 최대주주 인바이오젠과의 지분율 격차를 바짝 좁히는 모양새다.
위메이드가 매물로 나온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비덴트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자금 실탄'이 넉넉한 편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영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위메이드는 비덴트가 발행하는 300억원치 전환사채(CB)를 전략적 제휴를 위해 사들이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채 만기일은 오는 2024년 7월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8074원이다. 위메이드는 비덴트 CB에 투자하면서 372만여주의 신주 발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15일 비덴트가 발행하는 5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키로 했다.
비덴트의 BW는 2년 만기 사모 방식으로 발행하며 내년 7월부터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데 당시 위메이드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주인수권 전량 행사를 통해 비덴트의 2대 주주(현재 기준 13.56%)로 오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위메이드는 총 800억원을 들여 두 차례에 걸쳐 비덴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하게 됐다.
위메이드측에 따르면 만약 BW와 CB를 모두 행사한다면 비덴트에 대한 지분율이 15%에 달하게 된다. 지난 3월말 기준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인바이오젠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9.4%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주주와의 지분 격차가 불과 4%포인트(P) 수준이다.
위메이드가 비덴트에 투자를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빗썸과의 사업적 협업을 위해서다. 2014년 '엑스코인'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빗썸은 단기간 급성장하면 메이저 거래소로 성장한 만큼 다양한 투자 유치로 인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띠고 있다.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최대주주인 지주사 빗썸홀딩스(지분율 73.98%)를 비롯해 비덴트(10.28%)와 옴니텔(8.22%)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위메이드가 두 차례에 걸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방송장비 제작사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주요 주주이자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34.22%)다. 비덴트는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이자 복잡한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사실상 주인인 셈이다.
위메이드는 비덴트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위메이드 경영진은 비덴트 1차 투자 결정 직후인 지난 16일 컨퍼런스콜에서 "빗썸에 대해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향후 전략적 제휴라던지 경영참여, 추가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분 투자에 투입할 여유 자금이 넉넉한 수준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순현금 자산은 최근 1200억원 수준이었으며 이 가운데 비덴트에 총 800억원을 투자, 현재 약 400억원 가량이 남아 있다.
여기에다 활발한 투자 활동으로 거둬들일 현금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유망 게임 개발사 및 IT 기업에 대한 투자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온 위메이트는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여 '대박'을 터트린 신작 '오딘'의 개발사 라이언하트의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라이언하트가 오딘 성공에 힘입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면 위메이드의 보유 지분 가치가 무려 21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 대해 위메이드측은 "양사간 사업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두 회사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비덴트는 오는 9월1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신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양사는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위메이드가 가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덴트, 빗썸과 협력해서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