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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콘텐츠 승부사 '블라블라' 동남아 MZ 사로잡다

  • 2022.09.15(목) 10:00

블라블라이엔엠 김영종 대표 인터뷰
MZ세대 공략한 오디오형 커뮤니티

2020년 아프리카TV 출신 3명이 창업한 '블라블라이엔엠'이 오디오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블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오디오 콘텐츠를 활용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은 것이다.

블라블라는 1인 오디오 라이브 방송과 그룹 보이스채팅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가 일상이나 노래자랑, 오디오북 등 관심사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아프리카TV의 '별풍선' 같은 개념인 '쿠키'로 후원을 받는 식이다. 블라블라는 쿠키 수수료와 광고 등의 수익모델을 갖고 있다.

김영종 블라블라이엔엠 대표는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에서 아프리카TV 같은 플랫폼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블라블라이엔엠 김영종 대표/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오디오 시장 노린 늦깎이 창업자

오디오 콘텐츠는 얼굴을 공개하거나 따로 준비된 공간이 없어도 간단히 제작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와 함께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블라블라 앱은 다운로드 수 90만 이상, 활동 유저 수 20만명을 보유하게 됐다.

김 대표부터도 오디오에 진심인 사람이다. 경향신문과 SK커뮤니케이션즈, 네오위즈, 아프리카TV 등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한 경험을 살려 6년 이상 팟캐스트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자회사인 프릭엔 대표로 있을 때는 오디오 방송 플랫폼 '팟프리카'를 만들기도 했다.

김 대표는 "늦깎이 창업자이다 보니 빠르게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는 데 집중했다"며 "내가 관심있고 잘할 수 있는 오디오로 시작해보자고 해서 블라블라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폐쇄형 SNS '클럽하우스'를 시작으로 오디오 SNS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금방 열기가 식으면서 전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오디오 시장이 죽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결국 이용자들"이라며 "클럽하우스만 해도 60만~70만개의 개인 방송이 열리고 있고 오디오 크리에이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꾸준히 유저가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블라블라는 현재 베트남,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이달에는 터키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사실 블라블라가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 한국에서 앱을 론칭하자마자 클럽하우스나 카카오 같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생존을 위해선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지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앱을 번역하고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해외로 나간 건 아니었지만 빠르게 이것저것 해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험은 블라블라에 소중한 자산이 됐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 한명이 똑같은 배너를 만들고 언어만 바꿨는데도 트래픽에서 큰 차이가 났다. 나중에 현지인을 뽑아 운영을 맡겼더니 '베트남에서는 이런 폰트를 쓰지 않는다', '색깔은 붉은색을 훨씬 더 좋아한다' 등의 답변이 왔다"라며 "이 과정에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이용층은 MZ세대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20대 이용자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김 대표는 "베트남에서는 한달에 5만~10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이용자도 생겨나고 있는데 베트남 평균 월급이 40만~5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금액"이라며 "재미만 있으면 결제를 망설이지 않는 MZ세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아프리카TV 꿈꾼다

차량용 서비스 '블라블라 GO'/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블라블라는 설립 직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고 이후 현대자동차, 교보증권 등에서도 투자를 받았다.

최근 출시한 차량용 서비스 '블라블라GO'도 투자자와 협업할 방안을 모색하다 나온 서비스다. 이밖에도 교보문고와 웹소설 IP를 이용한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좀 더 효율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그는 "로컬 베이스로 서비스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서비스를 통합하면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며 "'블라블라 유니버스'라는 통합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을 바탕으로 블라블라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작년에 6만명 정도에 불과했던 이용자 수가 올해 20만명까지 늘었다"며 "올해 매출의 경우 지난 8월 작년 전체 매출을 초과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출시 3년차인 내년에는 이용자 100만명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100만명 이상이 모인다면 올해의 2~3배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라블라의 목표는 베트남 등 진출 지역에서 아프리카TV 같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해외 지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며 "콘텐츠 담당 인력을 충원해서 좀 더 다양한 현지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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