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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근거없는 가상자산 자율규제 '한계'

  • 2023.01.31(화) 09:13

불가피하지만 이용자 보호 어려워…포괄적 규제 필요
실명계좌 벽 막힌 페이코인·코인거래소 성토 이어져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의 미래-신산업·규제혁신 TF 연구결과 보고회'에서 닥사 자율규제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편지수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업계 자율규제와 공적규제 간 역할분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상자산시장의 특성상 자율규제는 불가피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이용자 보호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가상자산 공시·유통 포괄적 규제 도입해야

안병남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연구팀장은 30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개최한 '디지털자산의 미래-신산업·규제혁신 TF 연구결과 보고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또한 입법 논의가 이뤄지기 전에 먼저 발행과 공시, 유통까지 포괄적인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대부분이 복제 금융시장으로서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해외 사례처럼 가상자산도 금융활동과 동일한 위험이 있다면 같은 수준의 규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욱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가상자산검사과장은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같은 사건의 위험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자의 손실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이용자 보호를 위한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지난해 원화마켓 거래소 5개사에 이어, 올해는 원화마켓으로 전환하려는 코인마켓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AML) 이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금세탁 위험성이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 외국인 투자 허용해달라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자율규제 과제 추진 현황과 2023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거래지원 종료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마련하고자 협의 중이며, 스테이블코인,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코인 등 가상자산 유형별 특성에 맞는 위험성 지표를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가격 급등락을 비롯한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정황을 찾아내, 해당 종목에 경보 형식의 알림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도 집중한다. 공통으로 적용될 내부 통제 표준안 또한 마련하는데, 이후 금융권 수준까지 나아간다는 목표다.

차명훈 대표는 발표를 마치고 "침체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를 폐지해 유가증권시장의 활성화를 추진했듯, 국내 거래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국인 투자를 허용해달라고 제안했다.

또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을 건의했다. 차 대표는 "금융사가 작성하는 객관적인 평가 보고서는 일반 투자자에게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건전한 투자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코인 서비스 기한 연장 요청에 '묵묵부답'

이날 보고회에서 코인마켓 거래소, 페이코인 등 일부 가상자산업계는 규제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덕중 플랫타익스체인지 대표는 "코인마켓 거래소 대표들은 경영 상황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를 한다. 일부 원화거래소 중심의 시장 독과점이 점점 고착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은행 실명인증계좌에 대해 어떤 정책 방향성과 목적을 갖고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FIU 측은 "은행 실명계좌 발급에 대해서는 은행과 거래소 간 사적 계약의 영역"이라면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개입하지는 않고 있다. 서로가 합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날핀테크의 안영세 상무는 행정지도를 충실히 따르고도 페이코인의 서비스 종료 위기를 맞았다면서 성토했다. FIU는 지난 6일 페이코인 운영사 페이프로토콜이 기한 내에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자,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

페이프로토콜은 다음달 5일까지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 안 상무는 "지난해 이맘때쯤 영업활동 제한하고 마케팅하지 말라고 해서 다날이 수백억 적자를 내면서도 1년째 안 하고 있다"면서 "서버 운영 현황도 공개했는데 결국 사업자 신고가 불수리됐다"고 설명했다.

안 상무는 "가맹점 보호, 시장의 혼란 방지 말씀하시는데 우리 가맹점이 15만개고 이용자가 300만명이다. 2~3개월 시간 달라고 했는데 공문에 나왔으니 모르겠다고만 하더라"면서 "실명계좌 받아오겠지만, 막바지 단계이니 조금이라도 기한을 더 줄 용의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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