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여온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릭스의 올해 첫 재판이 29일 열렸다.
네이버·카카오 등 유사 사례를 활용해 망 이용대가를 계산하자는 SK브로드밴드와 달리 넷플릭스는 유사한 거래 사례가 없다고 맞서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는 이날 오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8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변론에서는 망 이용대가의 감정 방법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판부 구성원이 일부 변경됨에 따라 기존 주장을 확인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갈등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하고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6월 1심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으나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2심 절차가 시작됐다.
이날 SK브로드밴드는 유사 거래 사례를 활용해 망 이용대가를 계산하자고 제안했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에 해외 전용망을 추가로 사용하는 만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콘텐츠 생산자)가 지급하는 이용대가에 해외 전용망 이용대가를 더해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감정의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은 법원이 지정하는 감정인의 전적인 재량에 속하므로 SK브로드밴드는 향후 지정될 감정인이 선택하는 감정 방법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가는 넷플릭스 데이터가 송신되는 SK브로드밴드의 국제·국내 망과 비슷한 품질·형태의 망을 이용하는 다른 거래사례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유사한 거래 사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국내 CP와 해외 CP는 연결의 성격이 달라 둘을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다음달 19일까지 감정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 SK브로드밴드가 5월 8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 이후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감정 여부와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변론 기일은 5월15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