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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강국' 한국에 위성통신도 필요한 이유

  • 2023.07.30(일) 16:00

[인사이드스토리]
커지는 위성통신…기업들 잇따라 참전
위성 재활용 기술로 경제성도 확보

저궤도 위성통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중 빛을 발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테슬라 창업자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대표가 저궤도 위성통신인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급한 것입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통신망을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이 보완해주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국내에도 스타링크가 올해 하반기 중에 도입될 계획이라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전쟁과 재난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저궤도 위성통신이 쓰이는 건 알겠는데요. 통신이 잘 터지는 우리나라에 위성통신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저궤도'가 따로 있는 만큼 높은 고도의 위성통신도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도 위성통신 '눈독'…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주요 목적은 '도서산간 지역, 먼 해양에 나간 선박 등 기지국을 짓기 어려운 곳에서의 인터넷 연결'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위성통신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차세대 위성통신 민·관·학·연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김동욱 SK텔레콤 인프라기술팀장은 "2028년쯤 지상망과 위성망을 통합한 서비스의 비전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스마트폰을 저궤도 위성통신에 연결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원웹에 3억달러(3831억원)를 투자하며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를 출시하면서 위성을 추적해 통신망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사진=애플 유튜브 캡처

이처럼 국내 기업이 저궤도 위성통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시장성이 엿보이는데,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인드커머스에 따르면 2021년 저궤도 위성통신의 시장 규모는 312억달러(39조8580억원)였는데, 오는 2030년에는 2162억달러(276조1955억원)까지 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발사체 활용 등을 구체화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산정에서 떨어졌지만, 과기정통부는 '될 때까지 한다'는 입장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차세대 통신으로 꼽히는 6세대이동통신(6G)은 지상망과 위성망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본다"며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 사업의 육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고도 높낮이에 따라 달라지는 위성 특징

그렇다면 왜 하필 많고 많은 위성 중에 '저궤도' 인공위성에 집중하고 있는 걸까요?

인공위성은 크게 △저궤도(300~1500km) △중궤도(8000~1만2000km) △정지궤도(3만6000km 이상)로 나눕니다. 정지궤도 위성도 다른 인공위성처럼 지구 주변을 돌지만 항상 같은 곳에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인공위성의 특징은 고도에 따라 다릅니다. 마치 실생활 속 선풍기와 비슷한데요. 선풍기가 몸에 가까이 있으면 바람 강도가 세지만 몸 전체를 시원하게 할 수 없죠. 저궤도 위성통신도 지구와 가까이 공전해 통신 속도가 빠르지만 커버리지(통신 범위)는 좁습니다.

반면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와 멀리 떨어져 공전하기 때문에 커버리지는 넓지만 통신 속도는 느립니다. 선풍기가 멀리 있으면 바람 강도는 약하지만 더 넓은 공간을 시원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궤도 위성, 많이 싸졌다

원활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위성을 많이 쏴야 합니다.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는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숙명'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왜일까요?

저궤도 위성의 공전주기는 2시간가량으로 공전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만약 한 기의 저궤도 위성만 떠 있다면 짧은 공전주기로 인해 지상에 있는 위성통신 이용자는 잠깐만 위성통신을 쓸 수 있습니다. 사실상 통신이 안 되는 수준이죠.

그런 이유로 스페이스X는 2027년까지 1만2000기, 원웹은 올해까지 648기의 저궤도 위성을 우주에 띄울 계획입니다.

이렇게 위성을 많이 쏘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을까요? 실제로 미국의 모토로라가 추진했던 위성통신망 구축 사업인 '이리듐 계획'을 위해 인공위성 한 대당 1000억원가량 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머스크 대표가 2013년 인공위성을 재활용해 발사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그 가격을 20분의 1로 줄였습니다. 과거에 비해 경제적인 비용으로 위성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병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장은 "망망대해 위에 기지국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위성통신은 사실상 꼭 필요한 서비스"라며 "점차 위성통신 사업자도 늘어나면서 위성망 구축 비용과 함께 요금제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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