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 대표이사(CEO) 후보로 낙점한 가운데 안팎으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디지털전환(DX) 전문가로 기업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김 후보가 경영공백 상태의 KT를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구조조정과 같은 충격요법을 통해 KT 내부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KT 이사회는 지난 4일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차기 CEO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그가 이달 말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되면 이석채, 황창규 회장에 이은 세번째 외부 출신 CEO가 된다.
김 후보는 LG그룹에서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을 거친 정통 'LG맨'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사회의 이번 낙점이 의외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외부 출신의 과감한 혁신과 정치적 외풍 논란을 씻어내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수긍하는 이들도 많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CFO 경력이 있는 만큼 통신사의 메커니즘은 꿰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LG CNS 대표 시절 DX 사업을 회사의 동력으로 키운 경험 또한 KT가 추구하는 방향과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분이 LG출신이라는 것을 논할 때는 이미 지난 것 같다"며 "일단은 내부적으로 빠른 경영 정상화와 조직 안정이 시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KT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후보가 과거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일을 한 이력이 있는 데다 LG CNS 대표 시절 '선택과 집중'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단행한 바 있어서다. 특히 KT는 그간 외부 인사가 대표로 취임할 때마다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앞서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에만도 약 8000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앞서 KT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가 KT의 미래 성장에 대한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CEO로서 적임자임을 믿는다"면서도 "단기 성과에 연연해 무리한 구조조정을 펼치거나 무분별한 외부 인사 영입에 의한 조직 운영으로 경영 안정성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