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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W2023]비트고, 하나은행과 국내 커스터디 사업 재도전

  • 2023.09.05(화) 17:04

하나은행과 MOU 체결…2024년 하반기 사업 목표
VASP 장벽 뚫을까…후발주자로써 경쟁력도 미지수

마이크 벨시 비트고 공동 창업자가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나은행과의 MOU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글로벌 가상자산 수탁기업 비트고가 하나은행과 협업해 한국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기존에 신한은행과 손을 잡았다가 무산된 지 약 2년만에 또 다른 시중은행과 손을 잡은 셈이다. 비트고가 해외기업에게 한층 더 높아진 가상자산사업자(VASP)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트고, 국내 가상자산 수탁 재도전

비트고는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3(KBW 2023)'의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IMPACT)에서 하나은행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비트고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가상자산 수탁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비트고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친 뒤, 2024년 하반기 사업 개시를 목표로 한다. 조인트벤처(JV) 법인 설립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비트고의 보안 솔루션과 가상자산 수탁기술을 제휴해 전략적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최초로 가상자산 수탁을 시작한 비트고는 월렛(지갑) 솔루션과 수탁,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1500곳이 넘는 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온체인 비트코인 거래량의 20%에 관여한다고 비트고는 설명했다. 

비트고는 한국이 토큰증권 발행(STO)을 제도권 안으로 포함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봤다. 마이크 벨시 비트고 공동 창업자는 "규제당국이 커스터디의 니즈(수요)를 잘 파악하고 있다. 커스터디는 비교적 트레이딩에 비해 규제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비트고가 국내 은행과 손잡고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신한은행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나 이후 사업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마이크 벨시 공동창업자는 "하나은행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다시 한번 도전을 하게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자에게 문턱 높은 VASP 뚫을까

비트고가 내년 말까지 ISMS 인증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계획대로 2024년 하반기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델리오, 하루인베스트 사태를 비롯한 각종 가상자산 사건·사고를 거치면서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는 한층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고도 수개월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마치지 못한 데서 엿볼 수 있듯, 해외 사업자들에게는 유독 문턱이 높다. 마이크 벨시 공동창업자는 "규제에 대해서는 경험과 전문지식이 많은 하나은행이 가이드가 되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고, 규제당국에서 질문한다면 언제든 답변을 해드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정재욱 디지털전략본부장은 "가상자산법이 통과되면서 투명성 있게 수탁 업무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비트고와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아직 법인 설립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는 단계고 여러 가지 규제상의 문제, ISMS나 가상자산사업자를 최대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할 수 있게 (비트고에)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낮은 해외 사업자인데다 후발주자인 비트고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든다. 한국디지털자산수탁, 카르도(CARDO), 한국디지털에셋(KODA)는 이미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을 마쳤다. 한국디지털자산수탁은 신한은행의 투자를, 카르도와 한국디지털에셋은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의 출자를 받았다.

마이크 벨시 공동창업자는 "기술 개발의 역사가 길고 혁신의 경험도 많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은 경험과 기술, 지식 노하우"라면서 "이해도는 외국 기업으로써 더 낮을 수 있지만, 우리는 파트너십을 통해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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