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넷플릭스 추격에 본격 나선다.
티빙-웨이브 합친다…CJ-SK, 주도권은 누가?
5일 티빙과 웨이브에 따르면 이들은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주사간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병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간 본계약을 한 뒤 정확한 합병 비율 등을 공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CJ ENM이 최대주주 위치를 차지하고 SK스퀘어가 2대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를 보유했고, SK스퀘어는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른 주주들의 엑시트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티빙의 주요 주주는 네이버, 에스엘엘(SLL)중앙, 케이티(KT)스튜디오지니 등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 강화 목적으로 티빙 지분 10.66%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엘엘중앙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12.74%,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사업 협력 차원에서 13.54%를 보유 중이다.
콘텐츠웨이브 지분은 SK스퀘어가 최대주주이나 '키'를 거머쥔 상태까진 아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가 각각 20%에 가까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나머지 주주들은 남아있을까
CJ와 SK가 최대주주 지위를 정리하고 나머지 주주들이 빠져나갈 경우 합병 법인의 영향력이 감소할 우려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주주들이 지분을 팔고 투자금 회수에 나서더라도 협력 관계가 끊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법인은 국내 OTT 가운데 1위가 되는데, 콘텐츠 제작사들이 콘텐츠 공급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주주들은 합병 OTT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분을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콘텐츠 제작사와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서로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서로가 서로를 과감하게 버릴 수 없는 구조다.
KT스튜디오지니도 티빙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CJ ENM 역시 스튜디오지니 지분 9.1%를 보유하는 등 양사는 혈맹 관계를 맺은 바 있고 SK브로드밴드는 장기간 법적 다툼을 벌인 넷플릭스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다만 이같은 복잡한 지분 구조는 확실한 주인과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 나아가선 과감한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콘텐츠 및 가입자 개인정보의 이동 등 법인·서비스를 통합하는데 필요한 절차와 기간을 고려하면 제모습을 갖춰 넷플릭스 추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