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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정신아號 출범…물러난 홍은택 "스톡옵션 행사 안해"

  • 2024.03.28(목) 13:26

이사 보수한도·퇴직금 개정에 일부 주주 반대
정신아 대표 불참…쇄신 질문에 "답변 어렵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28일 제주시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카카오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신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를 전면 개편했다. 홍은택 대표는 물러나 카카오의 고문직을 맡기로 했다. 홍 대표는 앞서 주주들과 약속한 대로 5만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은 주가가 2배 가까이 뛰기 전까지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원안대로 통과…일부 안건엔 반발 목소리

카카오는 28일 제주시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연결재무제표 및 별도재무제표 승인 △정신아·권대열·조석영 사내이사 선임 △차경진·함춘승 사외이사 선임 △함춘승 감사위원 승인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소각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부여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주주가 가장 원하는 건 주가 회복"이라면서 "주가가 언제쯤 12만원대로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정기 주총 의장을 맡은 홍 대표는 "경영진에게 주가는 인기투표가 아니라 체중계"면서 "카카오의 사업성과가 끊임없이 상승한다면 주가도 받쳐줄 거라고 생각하고, 올해 핵심사업인 광고·커머스 영업 레버리지 확대로 영업이익률도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주주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관련해 반대표를 던졌다. 카카오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년과 동일한 80억원으로 동결했는데, 보수한도에 사내이사 비중이 높다며 스톡옵션이 포함되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포함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다른 쟁점은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이다. 기존에 카카오는 회사발전에 기여한 이사가 퇴임할 때 퇴직금 이외 특별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지급규정 개정을 통해 등기이사는 이사회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경영계약직 임원인 경우 대표이사에 의해 특별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또한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히는 등 문제를 일으켰을 때 해당하는 지급제한 사유를 구체화했다.

이와 관련해 한 주주는 "특별공로금이 지급제한 범위에 해당하는지, 대표이사의 결정에 따라 지급할 경우 별도로 공개되는지 물었다. 윤석 감사위원장은 "퇴직금만 지급제한이 해당되며 특별공로금은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지급제한 대상자는 특별공로금이 지급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며, 특별공로금은 내부 여러가지 토의를 거치므로 과정은 투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5만주, 주가 2배 되기 전까지 행사 안해"

홍 대표는 이날 주총을 끝으로 1년 7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 홍 대표는 취임 기간에 SK C&C 데이터센터로 인한 카카오톡 중단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인프라에 과감히 투자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정교하게 조직을 정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정신아 차기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이러한 (성장)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내이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신아 대표는 주총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개 기업에서는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들이 나타나 주주들과 소통하기 마련이지만, 카카오는 남궁훈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신임 이사진이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일이 계속됐다. 경쟁기업인 네이버의 경우 지난 2022년 최수연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바로 모습을 드러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의 경영쇄신안과 신규 경영진 선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홍 대표는 "당사자가 아니라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고, 별도로 설명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총 후 취재진을 만난 홍 대표는 "(쇄신작업은)관여하지 않아 판단하기 어려우나, 경영쇄신은 일시적인 작업이 아니라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가가 2배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스톡옵션 5만주를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의 주가는 6만원대를 오갔다. 홍 대표는 퇴임한 후에도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켜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과거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던 것보다 AI(인공지능)는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AI 시대를 잘 준비한다면 카카오에 투자한 주주분들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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