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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거래소' 옛말…빗썸 영업이익률 10%로 '뚝'

  • 2024.11.18(월) 11:07

광고·판촉비 등 비용 급증으로 두나무와 4배차
제도화·경쟁심화로 거래소 수익성 갈수록 감소

한때 80%에 육박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제도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거래소들의 수익성은 점점 더 하락하는 추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6%로 직전 2분기 30.8%에 비해 20%포인트 감소했다. 해당 기간 매출은 1047억원에서 698억원으로 30%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943억원에서 323억원으로 66% 떨어진 영향이 컸다.

이 같은 하락 추세는 수년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2021년만 하더라도 빗썸은 1조원 매출에 7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2년에는 매출 3200억원에 영업이익 16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0%로 떨어졌다.

업황이 거래소들의 수익성을 좌지우지하기는 하지만, 갈수록 거래소들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제도화에 따른 규제 대응 비용이 늘고, 출혈을 불사하는 점유율 확대 정책으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빗썸은 고객 모집과 점유율 확대를 위해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를 대거 늘렸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광고선전비는 93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58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으며, 판촉비는 올들어 9월까지 880억원으로 작년 총 103억원보다 8배 이상 더 썼다.

이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비교해도 막대한 금액이다. 두나무는 판촉비 없이 광고선전비만 올해 3분기까지 153억원을 집행했다. 올해 같은 기간 빗썸은 모집과 판촉을 위해 두나무보다 비용을 5배가량 더 지출한 셈이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두나무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4.3%로 빗썸을 웃돌았다.

4분기 들어 비트코인(BTC)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있어 거래소들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2위 업체인 업비트와 빗썸의 수익성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빗썸은 4분기에 거래 수수료 무료, 유통가 협업 마케팅 확대 등 지출을 더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의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하락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옛말이 됐다. 시장 초기 너나 할 것 없이 영업이익률 70~80%를 기록하며 시장을 놀라게했지만 제도화, 점유율 격차 확대로 중소 거래소들은 수익은커녕 적자를 메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상반기 적자를 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코인원은 매출 275억에 79억의 적자를 냈으며, 코빗은 주요 주주사들의 지분가치가 전분기에 비해 30% 가량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기를 길게 보면 가상자산 활황장이 2~3년에 한번 오고 나머지 기간은 거래가 침체돼 거래소들의 수익성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다"며 "특히 제도화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점유율 고착화 등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거래소들의 영업상황이 나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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