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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유동화' 논란 중심에 선 하이퍼리즘 에코펀드

  • 2025.01.17(금) 06:00

"위믹스 내고 테더 받아…매매와 다를 바 없이 유통돼"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이사. /사진=비즈워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이사의 재판에서 하이퍼리즘이 조성한 위믹스 에코펀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장 전 대표와 위메이드가 에코펀드에 위믹스를 투자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유동화했다는 것이 검찰 측의 주장이다. 반면 장 전 대표 변호인 측은 생태계를 위한 투자였으며, 위믹스를 단순히 처분한 게 아니라 매입했다고도 맞섰다.

檢 "에코펀드 위믹스 투자, 테더로 돌려받아"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는 지난 1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대표에 대한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이날 공판은 오후 5시 53분에야 종료됐다. 점심시간 공판을 제외하고도 약 6시간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오상록 하이퍼리즘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이퍼리즘은 가상자산 투자사이자 운용사다. 법인을 대상으로 지난 2022년까지 가상자산을 위탁, 매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위메이드 또한 2022년 하이퍼리즘을 중개기관으로 선정해 위믹스를 매각해 스테이블코인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하이퍼리즘을 통해 위믹스 1억여 개를 비트코인(BTC) 383개, 이더리움(ETH) 3만9000개, 테더 7000만개, USD코인 200만개를 비롯한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했다. 당시 시가로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검찰은 장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1월 가상자산 위믹스의 유동화를 중단한다고 밝힌 후에도 사실상 계속 유동화했다고 봤다. 위메이드가 2022년 1월 하이퍼리즘에 에코펀드 조성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다른 가상자산으로 돌려받았다는 주장이다. 위메이드는 하이퍼리즘에 에코펀드 명목으로 1800만개에 달하는 위믹스를 내고,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로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수량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부분 USDT로, 일부는 위믹스로 (위메이드에) 반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에코펀드에 위믹스를 투자해 다른 가상자산으로 돌려받았던 것이, 위믹스가 유통되는 측면에서는 직접 위탁매매한 방식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생태계 위한 재투자, 필연적이었다"

장 전 대표 변호인 측은 하이퍼리즘 에코펀드가 일방적으로 위믹스를 처분하기만 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2022년 10~11월에 작성된 에코펀드 운영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퍼리즘은 당시 테더를 활용해 위믹스를 약 300만개 가까이 매입한 바 있다. 오 대표는 "위믹스가 너무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해 매수했다"라고 말했다.

바이낸스코인(BnB코인)이나 샌드박스, 폴리곤을 비롯한 타 가상자산의 예를 들어 생태계를 위한 재투자는 필연적이라고도 설명했다. 유틸리티 토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하고,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가상자산을 매도해야만 했다고도 봤다.

하이퍼리즘이 위메이드의 투자사에서 가상자산 위믹스를 받아 타 가상자산으로 교환한 일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위메이드가 라이트스케일, 이스크라 등 투자사에 하이퍼리즘을 직접 소개해 줬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오 대표는 "소개해 준 적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장 전 대표 변호인 측은 하이퍼리즘은 국내 점유율이 높고, 위탁매매를 수행하는 유일한 가상자산사업자(VASP)였다고 반박했다.

지난 공판에 이어 '유동화' 개념을 두고도 이견이 나왔다. 변호인 측은 거래소에서 대량의 코인을 매각해서 현금화하는 것이 유동화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용하는 건 유동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측은 위메이드가 스스로 공시한 자료에서도 위믹스를 타 가상자산으로 교환하는 건 유동화라고 보기 어렵다는 요지의 의견을 냈다.

장 전 대표는 위믹스 유동화가 위메이드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검찰 측 주장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재판 막바지에 "유동화를 더 많이 했던 2021년에는 위메이드 주가가 어땠느냐"면서 반문했다. 

한편 장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위메이드를 떠나 액션스퀘어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 크로스(CROSS)를 발행하고, 다음달 중 IEO(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판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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