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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미만 코인 해외 입출금도 확인한다

  • 2025.02.10(월) 16:46

특금법 '100만원 이상 확인' 규정 불구
거래소들, 소액 송수신 검증 강화 예고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제가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인 가운데 향후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해외 입출금시 100만원 미만 소액도 신원확인 등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현재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3차 제제심의위원회의 쟁점은 크게 두가지로 파악된다. 과거 고객정보 확인 미흡과 미신고 해외사업자와의 불법 거래 건이다.

해당 건들은 비단 업비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빗썸, 코인원 등 모든 거래소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업비트에 대한 제제가 결정되면 다른 거래소들도 동일한 수위로 조치와 대비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두 사안 중 관심을 끄는 것은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와의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한 부분이다. 고객정보 미확인 건은 유형별 분류를 통해 과태료 부과 등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소액 입출금까지 통제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업비트를 비롯한 거래소들이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것은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이 100만원 이상 해외 입출금에 대해서만 '트래블룰(가상자산 송수신 규칙)'을 적용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거래소들도 비즈니스 목적과 기술적 문제로 100만원 미만 해외 거래 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고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FIU 등 당국도 100만원 미만 입출금에 대해 문제 삼은 바 없다.

이번에 업비트와 모든 국내 거래소가 문제가 된 것은 100만원 미만 해외 입출금 중에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 등 불법적인 부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애초부터 예견된 사안으로 거래소들이 관리에 소홀했다고만 볼 수는 없다.

FIU가 발표하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해외 입출금 금액 중 100만원 미만이 75%를 차지한다. 총 74조8000억원 중 100만원 이상은 18조7000억원에 그치고 나머지 60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모두 100만원 미만으로 쪼개져 나가고 들어온다. 건수 기준으로도 600만건 중 550만건이 100만원 미만에 해당한다.

이렇게 대부분 해외 입출금이 100만원 미만인데다 그동안 트래블룰 적용도 받지 않다보니 거래소들은 소액 건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기가 힘들고 애써 할 필요도 없었다. 트래블룰 솔루션을 이용 범위를 넓히면 100만원 미만 입출금 정보도 모두 파악할 수 있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법에서 정한 100만원 이상 입출금만 확인했다.

한가지 더 문제는 업비트와 연결된 '베리파이 바스프(Verify VASP)' 등 국내 트래블룰 솔루션은 해외 사업자들과 연동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법적 기준에 맞추다 보니 다양하고 작은 규모 해외사업자들과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한 연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이용자가 연합에 묶이지 않은 해외 거래소로 입출금하고, 입금 당시 시가 100만원 미만의 가상자산이 시세가 올라 출금때 100만원이 넘어간다면 거래소는 본의 아니게 법을 어기게 되는 셈이다.

업비트가 먼저 총대를 메고 100만원 미만 출금에 대해서도 입금처 확인 불가땐 출금제한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빗썸 등 다른 거래소들도 관련 정책을 정비 중이다.

당장 정부가 트래블룰 적용을 100만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은 적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가 자체 위험평가 기준을 상향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비즈니스와 리스크 통제 간 조율을 통해 해외 소액 입출금도 사업자, 고객 확인 등 통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 미만의 가상자산 해외 입출금 비중이 상당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 등 법적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애매한 트래블룰 법규정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외 작은 은행까지 돈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낼 수 있는 것처럼 솔루션 연합 확대 등으로 가상자산 입출금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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