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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 코스닥 상장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 부진과 연말 계엄 정국까지 겹쳐 움추렸던 기업들이 모처럼 자금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과 코오롱티슈진은 전날(19일) 나란히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르면 상반기 국내 첫 CAR-T 치료제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의 허가를 앞둔 큐로셀은 330억원을 조달한다. 2023년 11월 상장 이후 약 1년만에 자금 확보에 나서는 것.
큐로셀은 이번에 조달한 비용으로 림카토주의 적응증 확장, 신규 CAR-T 치료제 개발, GMP 고도화 등 운영비용에 320억원을, 바이러스 벡터 제조 및 설비 구축 등 시설비용에 1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도 운영자금 용도로 565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을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 투약을 마무리했다. 임상 결과 확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알테오젠, 라파스, 동성제약, HLB바이오스텝 릴레이 증자
이달 들어 상장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유상증자 등의 방식을 통한 자금 조달 추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알테오젠이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55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공시했다. 5일에는 마이크로니들 기업 라파스가 190억원, 11일에는 동성제약이 200억원, 12일에는 HLB바이오스텝이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각각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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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각각 800억원,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각각 추진한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차바이오텍도 현재 발행가를 산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기업들 상당수는 자금 조달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해왔다. 특히 최근 몇년간 기업공개 시장 부진과 증시 부진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후속 증자를 통해 자금조달하는 시기가 당겨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증시 부진과 함께 계엄 사태 등으로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이 그 시기를 미뤄왔는데 올해 국내 증시가 반등을 시작하면서 서둘러 증자에 나서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인 A사, B사를 비롯해 다수의 기업이 자금 조달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상반기내에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스닥 비상장 바이오기업 투자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한 상장 바이오기업 대표는 "지난해 계엄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으로 투자유치 시점을 놓쳤다"면서 "올해 반드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재 투자자들과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