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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진단 리그테이블]대부분 적자…엔데믹에 일장춘몽

  • 2025.03.11(화) 08:00

지난해 17개 기업 가운데 14곳 영업손실
비코로나 진단·글로벌 시장에 역량 모아

코로나 시기에 전문가용 진단기기와 자가용 진단키트로 수혜를 입었던 코로나 진단기업 대다수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 진단기기의 국내외 판매가 급감하면서다. 이들 기업은 비코로나 진단 제품 개발·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11일 비즈워치가 코로나 진단기업 수혜주 17곳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크고 작은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영업이익을 낸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4곳은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했다. 

비코로나 진단기기 판매 확대해 '적자폭' 축소

17개 코로나 진단기업 가운데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영업손실 560억원으로 매출 외형 만큼이나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영업손실이 2481억원에 달했던 2023년 대비 적자폭이 대폭 개선된 것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주력인 면역화학진단(항원-항체 반응의 원리를 이용한 현장진단 제품)과 분자진단(유전자 증폭 기술을 이용한 분자진단 제품), 자가혈당측정기 등 품목 개발 및 판매에 집중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코로나 확산 초기에 코로나 진단기기로 해외 수출 판로를 확대하면서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비코로나 진단기기들의 해외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주목받은 씨젠도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코로나 진단 제품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코로나 진단 제품과 증폭 장비 매출이 대폭 늘면서다. 씨젠 역시 코로나 확산 전보다 해외 수출액이 대폭 증가했다.

휴마시스는 2023년 코로나 진단기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불용자재 폐기 등으로 영업손실 52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는 작년 5월 빌리언스(전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를 인수, 의료기기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작년 영업손실 1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수젠텍의 작년 영업손실은 228억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늘었다. 수젠텍은 매년 40억~5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코로나 당시 6%대에서 코로나 엔데믹 이후 60%로 급증하면서 2023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심혈관질환, 당뇨 진행여부, 염증 등을 검사할 수 있는 진단기기와 임신·배란테스트기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알러지 진단, 코로나·독감 동시 진단기기 등을 개발했고 앞으로도 신제품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코로나 수혜주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변화. /그래픽=비즈워치

진매트릭스, 지노믹트리, 미코바이오메드 등도 비코로나 진단기기 신제품 개발 및 출시를 통해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각각 36%, 9%, 1% 줄었다.

코로나 진단기기 수요 감소 직격타로 '적자전환'

바이오니아와 오상헬스케어,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바이오니아는 탈모 화장품 코스메르나와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의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판매 효과로 지난해 매출이 300억원가량 늘었지만, 코로나 진단기기 판매 감소와 재고자산 충당금 설정으로 회계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창출하기 위해 눈 건강, 근감소, 갱년기 관련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오상헬스케어는 2023년 미국 정부의 코로나 진단키트 입찰에 성공하며 전체 매출의 82.2%를 코로나 진단키트가 차지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 증가로 적자전환했다.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능성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수출 등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엑세스바이오도 코로나 진단 제품 5종이 주력 매출원이었지만 코로나 자가 진단키트의 수요 감소로 직격타를 맞았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00억원 가량 줄었고 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회사는 말라리아, 독감,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C형 간염 바이러스(HCV), 뎅기열 등 감염성 질환의 신속 진단키트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엔데믹 여파, M&A·판관비 등으로 적자심화

랩지노믹스는 코로나 진단기기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지난해 10월 인수한 미국 진단기업인 아이엠디(IMD)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은 소폭 늘었고 인수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영업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인수한 미국 진단기업을 통해 미국 진단시장에 본격 진출,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마젠은 코로나 진단 외에 다수 진단 제품 판매 비중이 커 코로나 엔데픽 피해는 크지 않다. 소마젠은 코로나 확산 당시 미국에서 코로나 진단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매출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기존에 영위하고 있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개인유전체 분석(DTC), 위탁용역 등의 매출이 고루 늘면서 작년 매출은 사상 최대인 43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신규 플랫폼 장비 도입과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손실은 52억원을 기록했다. 

프리시젼바이오과 인트론바이오도 수십개에 달하는 진단제품을 판매 중으로 코로나 진단 제품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감소한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적자가 심화됐다. 프리시젼바이오와 인트론바이오의 영업손실은 각각 54억원, 52억원으로 전년 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로 국산 진단 기술력 인정…글로벌 시장 확대 기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목받았던 진단기기 관련 기업 대부분이 엔데믹 이후 적자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같은 신종 감염병이 다시 창궐하지 않는 이상 수년 내에 조 단위의 수익성을 다시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진단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마저 코로나 당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코로나 거품이 빠지자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단기업들의 미래가 밝게 점쳐지는 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의 경쟁력 때문이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2024년 1034억1500만 달러(150조원)에서 연평균 6.11% 성장해 2029년 1390억8400만 달러(20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증가하는 만성질환, 감염성 질환과 인구 고령화가 체외진단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진단기업들은 코로나 시기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점차 진단기기의 정확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코로나 진단기기의 수익을 대체할 비코로나 제품들에 대한 연구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산 제품들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을 선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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