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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자라다오'…바이오기업, 성공공식 '3자 기술이전' 뭐길래

  • 2025.03.18(화) 08:00

아이엠·리가켐바이오 3자 이전 추진
빅파마 자본 활용해 약물가치 극대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기업들이 한차례 기술이전한 약물을 더 큰 제약사에 또 다시 이전하는 '3자 기술이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이전을 통해 빅파마(거대 제약사)의 막대한 자본력과 풍부한 임상 및 상업화 경험을 활용, 약물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라 눈길을 모은다. 

아이엠바이오, '빅 딜' 노린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미국계 파트너사인 네비게이터 메디신과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IMB-101'의 3자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네비게이터에 이 물질의 글로벌 권리(아시아 제외)를 9억4000만달러(1조3500억원)에 이전했다.

두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 IMB-101의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에서 나타났던 효능과 안전성이 임상에서 확인되면 빅파마를 대상으로 한 3자 기술이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3자 기술이전을 자신하는 이유는 전임상에서 확인한 약물의 우수한 효능 외에도 네비게이터 메디신 경영진이 빅파마와 빅 딜(대형 거래)을 만들어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토시 버트 현 네비게이터 대표는 지난 2022년 케모세트릭스 부사장 재직 당시 암젠과 인수합병(M&A)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끈 적이 있다. 쿠렘 파루크 이사회 의장은 아이올로스 대표로 재직하며 2023년 중국계 항서제약으로부터 천식 후보물질을 도입했고 이후 5개월 만에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인수합병 딜을 이뤄냈다.

IMB-101은 2016년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한 물질이다. 2020년 이 물질은 HK이노엔의 항체 연구팀이 창업한 아이엠바이오로직스로 이전됐다. 향후 빅파마에 이 물질이 이전되면 계약사항에 따라 세 회사는 새롭게 책정된 마일스톤, 로열티(판매 수수료) 등을 배분받게 된다.

3자 기술이전, 어떤 장점 있길래

국내에서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에이프릴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등이 파트너사와 협의를 통해 빅파마를 대상으로 한 3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3자 기술이전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임상과 상업화 경험이 있는 빅파마를 통해 약물의 가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빅파마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만큼 기술이전 과정에서 이전보다 큰 규모의 선급금과 마일스톤 등을 손에 쥘 수도 있다.

오스코텍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렉라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오스코텍은 2015년 유한양행에 렉라자를 15억원에 이전했다. 3년 뒤 유한양행은 얀센바이오텍에 총 계약금 12억5500만달러(1조8000억원)에 이를 재이전했다. 오스코텍은 계약에 따라 얀센이 유한양행에 지급한 계약금과 마일스톤의 40%를 받았다.

3자 기술이전에 성공하기 위해선 임상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빅파마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오스코텍과 유한양행은 국내 임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적치료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약물을 찾는 얀센의 니즈를 정확히 짚어냈다.

파트너사가 과거 빅파마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이나 M&A 딜을 성공한 경험도 주요 경쟁력으로 꼽힌다.

리가켐바이오와 유방암 치료 후보물질 'LCB14'의 3자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익수다테라퓨틱스의 데이비드 심슨 대표는 2010년 자신이 창업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에덴바이오디자인을 앨러간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에이프릴바이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R3'의 3자 기술이전에 나선 에보뮨은 2021년 일라이릴리에 신약후보물질을 이전했던 경험이 있다.

3자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바이오기업 한 관계자는 "약물을 도입하는 바이오벤처가 직접 상용화하지 않고 빅파마에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면 계약사항에 수익배분 등의 내용을 넣는다"며 "해외에선 회사의 리더들이 어떤 회사 출신이고, 성공 경험이 있는지를 많이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재이전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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