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2020년 말 일본에 선보인 개인간 거래(C2C) 커머스 '빈티지시티'를 지난해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C2C를 차세대 커머스 격전지로 보고 일본뿐 아니라 유럽, 북미에서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시장환경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빈티지시티 운영을 종료했다. 빈티지시티는 일본 각 도시의 다양한 오프라인 빈티지 스토어와 상품을 모아 소개하는 일본 최초의 빈티지 전문 플랫폼으로 출발해 500곳 이상의 현지 스토어가 입점한 바 있다.
개인 간 거래(C2C)도 지원하고, 패션 정보도 얻을 수 있도록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면서 출시 1년 8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빈티지시티는 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적 판단에 따라 종료했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일본 커머스 시장 도전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빈티지시티 프로젝트를 주도한 서명원 리더는 올해 네이버의 신규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5.3% 증가한 1775억원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업손실의 경우 89억원으로 전년대비 78% 줄였다.

크림은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에서 2021년 물적분할해 설립된 커머스다. 한정판 스니커즈 C2C 플랫폼으로 시작해 스트리트 패션, 럭셔리, 각종 테크 기기 등으로 취급 카테고리를 확대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일본 최대 한정판 거래 플랫폼 운영사 '소다'를 편입하며 시장을 해외로 확장했다. 이에 따라 크림이 한국과 일본에서 기록한 연결 기준 매출은 2976억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C2C를 차세대 커머스 격전지로 보고,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벌여왔다. 실제 네이버는 2021년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커머스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당시 기준 약 1550억원)를 투자하며 유럽 시장에도 도전했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유럽 1위 럭셔리 패션 리세일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투자했다.
2023년 초 네이버는 북미 1위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를 약 12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과 일본, 유럽, 북미까지 잇는 글로벌 C2C 주자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해 포시마크는 성장세가 둔화했으나 흑자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화 추천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초 콘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는 지난해 미국 대선, 연말연시 등으로 높아진 광고 비용과 이커머스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며 "또한 작년부터 진행한 비용 효율화와 광고 사업의 성장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