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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없습니다" SKT 유심 무상교체 첫날, 곳곳 '허탕'

  • 2025.04.28(월) 15:03

'유심 대란'에 오픈런 이어져…예약해도 수령일 불확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T월드 매장 앞에 가입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유심 재고 없습니다. 뒤의 분들은 QR코드로 온라인 예약을 해 주세요."

SK텔레콤이 유심(USIM·가입자식별장치)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오전 10시15분, 서울 중구의 한 'T월드' 매장 직원의 한 마디에 줄을 서 있던 가입자들이 한숨을 쉬었다. 기자가 방문한 이 매장에서는 선착순으로 줄을 선 170명까지는 번호표를 받았지만, 그 밖의 시민들은 유심 재고가 떨어져 발길을 돌려야했다. 

SK텔레콤은 서비스 시행 첫날 혼잡이 예상된다며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다수의 가입자들은 관련 안내를 따로 받지 못했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QR코드로 시스템에 접속한 가입자들은 수만명 단위의 대기자수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온라인 예약에 성공하더라도 교체날짜를 곧바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리점으로부터 유심 수령이 가능한 날짜를 따로 안내받아야만 교체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해외여행이나 해외출장을 앞둔 가입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인근 직장인이라는 한 50대 남성은 "오늘 9시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왔는데 재고가 없다고 한다. 이럴 거면 예약을 왜 받느냐"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광화문 인근 다른 T월드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교쳬예정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한 시간 일찍 문을 열었는데, 오전 9시40분 기준으로 60여명이 넘는 가입자가 줄지어 있었다. 

SK텔레콤 가입자인 이영숙(60)씨는 "출근 전에 시간 내서 왔다. 지금 몇 개의 유심을 가지고 있고, 몇 명까지 해 줄 수 있는지 알려주지도 않은 채 무작정 기다리게만 하는 게 맞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씨는 "한 달에 3300원씩 내고 (정보유출안심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해킹을 당했다면 SK텔레콤에 돈을 왜 내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 T월드 매장 앞에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비즈워치

서울시청 인근 T월드 매장도 서비스 시작 시간 전부터 130여 명의 가입자가 '오픈런'을 했다. 번호표를 받아든 고객들은 그나마 안심하는 기색이었고, 번호표를 받지 못한 가입자들은 혹시 유심 재고가 바닥난 건지 직원을 붙들고 물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직영점도 60여명이 넘는 가입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부모님과 함께 유심 교체 서비스를 받으러 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가입자들도 적지 않았다. 한 70대 가입자는 "해킹 사고에 대해 모르지만 딸이 유심을 교체해야 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30대로 보이는 정 모씨는 "해킹사고가 발생하고 바로 우리에게 알려준 것도 아니고, 해킹사고와 관련된 뉴스를 보다가 유심 교체하러 나왔다"면서 "유심 교체를 하더라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이것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분간 '유심 대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현재 보유한 유심은 100만개로, 전체 가입자 2300만명의 4.4% 수준에 불과하다. SK텔레콤 망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명도 무상 교체 서비스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약 2500만명에 달하는 잠재수요가 있다. SK텔레콤은 5월까지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사태 수습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전날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피해가 발생할 시 100%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부터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에 대한 안내문자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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