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업계의 든든한 맏형으로 불리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사진)가 퇴임한다. 올해 초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과정에서 당국의 제제를 계기로 거취를 고민해 오던 이 대표가 결국 물러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 대표를 이을 차기 대표는 외부 인사로 결정됐다.
2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7월 1일부로 두나무 대표직을 사임한다. 새 대표 선임은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금융당국의 제재 과정에서 이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는 후문이 돌았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객확인의무 위반 등으로 업비트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직후 이 대표는 외부활동을 자제한 바 있다.
이후 다시 이 대표가 간간이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퇴임설이 잦아들었으나 결국 그는 용퇴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두나무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개인적인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나무 새 대표는 현재 두나무 감사를 맡고 있는 오경석 팬코 대표가 맡는다. 오 대표는 지난 2011년 두나무 감사로 선임됐다. 그는 의류업체 팬코의 대표이자 무신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재직하고 있어 경영 능력과 사업 수완을 갖춘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또 법조인 출신으로 규제 대응과 컴플라이언스 부문에서도 역량을 갖췄다. 오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수원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쳤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게다가 그는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람 모두 충남 공주 출신으로 동향이다. 송 회장은 충남과학고를 졸업했고 오 대표는 공주사대부고를 나왔다. 연배도 송 회장 1979년생, 오 대표 1976년생으로 비슷하다.
한때 이 대표를 대신해 임지훈 최고전략책임(CSO) 등 내부 임원들이 차기 대표로 물망에 올랐으나 개인적인 사유 등으로 만류함에 따라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한편 2017년말부터 두나무 수장을 맡은 이석우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제도화와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업계 1위 거래소를 이끌며 당국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업계의 연착륙과 성장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