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7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오는 30일 영화 '어벤져스2' 촬영으로 인한 진입통제 알림플래카드가 부착되고 있다. 진입통제 홍보 플래카드에는 알림만 있고 양해가 없어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한 감을 주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일요일인 오는 30일 마포대교가 오전 6시 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전면 통제된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 촬영 때문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교량이라 여의도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교통통제로 인해 마포대교 인근 서강대교나 원효대교로 돌아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휴일 낮에 한강 다리 한 곳을 막아 시민 불편을 초래하게 된 주최측 누구도 이에 대한 양해나 사과의 말이 없다. '대작 영화' 촬영을 위해서라면 시민들의 통행권쯤은 당연히 양보돼야 한다는 인식이 미리부터 불편하게 다가온다.
17일 오후 마포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건너가며 본 진입통제 문구에는 통제알림 문구만 나붙어 있을 뿐이다.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시민들의 불편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등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흔히 보이는 사과·양해 고지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에 최대한 협조하면서도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어벤져스2' 촬영협조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SNS를 통해 서울소개와 영화 유치에 대한 입장을 내놨지만 불편을 겪을 서울시민에 대한 양해는 없었다.
어벤져스2 촬영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마포대교와 청담대교, 강남역 사거리, 세빛둥둥섬, 상암동DMC 월드컵북로, 탄천주차장 등에서 이뤄진다. 주요 촬영 내용은 전투 장면과 차량 추격 장면으로 서울시는 촬영지 경유 버스는 임시로 노선을 조정하고 변경되는 교통·시설 정보를 도로교통전광판, TBS 교통방송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세계인이 즐겨 볼 블록버스터 영화에 서울 곳곳이 등장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관광객 유치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유명 영화를 통해 서울을 알리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주최측과 당국의 인식이 일방적으로 시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언짢다. 봄 나들이가 한창일 일요일, 낮시간 동안 빠른 길을 놔두고 돌아가야 하는 시민들에게 양해부터 먼저 구하는 것이 올바른 소통방식이자 예의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