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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예측가능하게 한다"

  • 2019.07.10(수) 16:30

2019 비즈워치세미나 스튜어드십코드 읽기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 주제발표
"3월 한진칼 주주제안…갑작스럽게 진행한 것"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지침, 국민합의 중심 돼야"

"올해 주총에서 한진칼에 최소한의 경영참여 주주권(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행사한 것은 철길이 깔리지도 않았는데 기차가 달린 격이다"

앞으로는 가습기 살균제로 논란을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 땅콩회항·물컵갑질 등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대한항공처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기업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향이 보다 뚜렷하고 예측가능하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주총에서 한진칼에 대해 제한적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례는 다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읽기'세미나에서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워치 주최로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읽기'세미나에 참석한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원종현 부원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한진칼에게 행사한 주주제안은 사전 지침(가이드라인)없이 진행한 것"이라며 "사안의 시급성이 있는 만큼 갑작스럽게 기금운용위원회로부터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국 철길이 깔리지도 않았는데 기차가 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고 이에 따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에 대해 주주권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주주권행사를 한 것이 올해 3월 주주총회였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한진칼에 대해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행사했다.

원 부원장은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한 전체적인 합의도 아직 이루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한진칼에 주주권행사를 했다"며 "앞으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의 기본지침은 예측 가능하도록 세부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에 어떤 내용을 넣을지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일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의 후속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수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대상 기업의 선정 기준 ▲경영참여 주주제안 내용 ▲주주제안 추진 절차 ▲개선이 없는 기업에 대한 후속조치▲의결권 행사 위임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이 행사할 수 있는 주주권 유형,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위한 사전 판단 기준, 사전 모니터링 방법,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전 관여활동을 할지 여부 등을 용역과제로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국민적 합의해 의해 사전적, 선제적인 지침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을 만들어 이에 따라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의결권 행사, 배당확대, 비공개 대화 등 경영참여와 무관한 주주권행사에 대한 규정만 있는 상태다.

반면 공격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경영에 개입(임원 선임·해임, 정관변경 등)하는 경영참여형 주주권을 행사에 대한 규정은 없다.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를 일단은 배제하고 추후에 점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업에 과도한 경영간섭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민연금이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를 하려면 주식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꿔야 하고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자본시장법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이 기존에 2021년까지 마련하기로 한 적극적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2019년 말로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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