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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질적성장 위해 이행감시기구 필요"

  • 2019.07.10(수) 17:13

2019 비즈워치세미나 스튜어드십코드 읽기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주제발표
"자기 지침과 다른 의결권 행사 기관 문제"
"상시 감시조직 설치해 꾸준한 모니터링 중요"

"지침과 전혀 다르게 운용하고 있는 것이죠. 체리피킹과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상시적 조직을 설치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민반관 형태의 이행감시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여의도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읽기'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내 스튜어드십코드 운영의 질적 향상을 강조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기구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이종오 사무국장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연착륙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상시적 모니터링 기구를 설치해 질적 측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2019 비즈니스워치 세미나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기구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체리피킹, 스튜어드십코드 '맹점'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주주권을 통해 수탁자와 투자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투자행동강령이다.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도입하고 있다. 한국판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말 제정됐다.

작년 8월 국민연금이 도입을 공표한 이후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국내 채택 기관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 7월 초 기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곳은 총 104곳이다. 현재 29곳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르는 대표적 이점 중 하나는 산업은행 자금위탁사 선정 과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도입할 경우 가산점 2점이 부여되고 도입 의향서를 제출하면 1점을 받게 된다.

이 사무국장에 따르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위탁사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산업은행의 2019년 제1차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기관 11곳 중 9곳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하거나 의향서를 제출했다.

문제는 의향서를 제출하고 가산점까지 받았지만, 실제 도입을 하지 않은 기관 수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체리피킹' 기관들이다. 채택을 예고한 29곳 중 현재까지 도입을 미루고 있는 곳은 23개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해당 운용사 관리 보수를 삭감하거나 선정 평가에서 감점 조치를 취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한 상황. 이 사무국장은 "약속을 했는데 미가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실제 의결권 행사 내용이 지침에 부합하는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이 2019 비즈니스워치 세미나에서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기구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침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사

KB자산운용은 올 3월 말 SK㈜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3년 임기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했다. KB자산운용은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에 의거, 주주가치에 훼손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세부지침 내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KB자산운용의 의결권행사 세부지침은 이사 선임 요건 중 하나로 '법규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후보자가 해당 요건에 해당할 경우 일반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규정했다.

최 회장의 이력은 해당 요건에 들어맞았다.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 펀드 출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문제 안건이 상정된 당시는 최 회장이 사면을 받고 약 3년 7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세부지침에 따르면 최 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행사해야 하지만 KB자산운용은 찬성표를 행사했다. 지침에 역행하는 결정이었지만 지침에 따랐다고 공시한 점도 문제로, "자기 지침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신자산운용 트러스트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도 KB자산운용 지침과 사실상 같은 규정을 마련했지만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일부는 최 회장이 기업가치를 상승시켰고 주주가치를 향상시켰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반민반관 형태 감시기구 필요"

이 사무국장은 관련 공시 수준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기관은 이행활동을 공시해야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한 운용사 35곳 중 공시 활동을 이행하는 곳은 13곳에 불과하다.

해외와 비교해 국내의 경우 공시 내용이 지나치게 간략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열심히 하고 있는 기관과 달리 무임승차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앞으로 어떻게 모니터링을 할 것이냐가 과제"라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체리피킹과 프리라이더(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시적 조직을 설치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관치 영향과 이해상충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반민반관 형태의 이행감시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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