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물가 조사품목에 들어간 마스크
국민 필수품하면 이제 '라면'이 아니라 '마스크'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확산하면서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목이 됐죠.
그동안 통계청은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동향지수에 마스크를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마스크를 소비자물가동향지수 예비품목에 넣고 가격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스크는 소비자물가동향지수에 들어가는 최종품목이 아닌 예비품목이기 때문에 당장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동향조사에는 들어가지 않는데요.
통계청 관계자는 "5년마다 소비자물가동향지수에 들어가는 품목을 재정립하는데 올해가 그 해"라며 "마스크는 1월부터 예비품목에 들어갔고 내년 상반기 쯤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품목선정이 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마스크에 대한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수 있는 시기는 2021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마스크,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싸다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시키기로 한 통계청은 지난 2월 10일, 12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155곳의 온·오프라인 매장의 마스크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약국·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KF94 마스크 가격은 1매당 10일 기준 2609원, 12일 기준 2640원, 19일 2638원으로 가격변동이 조금씩은 있었지만 줄곧 2600원대를 유지해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약국, 편의점, 다이소 등에서는 마스크 1매 당 2000~3000원대에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온라인 가격은 10일 기준 3616원, 12일 기준 3492원, 19일 기준 3411원으로 가격이 다소 하락했지만 기존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같은 온라인쇼핑몰에서 마스크 60매를 3만2000원(1매 당 540원 꼴) 수준에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마스크 가격이 무려 7배나 올랐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온라인 시장의 마스크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겁니다.
27일 오전 기준으로는 온라인쇼핑몰에서 KF94 마스크 30매를 검색하면 11만원에서 15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된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저가인 11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마스크 1매당 3700원 꼴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누리꾼들은 "온라인보다 약국에서 한두 매 씩 사는게 낫다", "온라인에서 마스크 30매를 16만원에 판다", "오프라인이 더 저렴하다"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마스크 가격차이를 성토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마스크를 판매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대량구매 심리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소비자들은 구매할 수 있을 때 많은 양을 구매하려고 하고, 판매자들도 마스크 수요가 높아지는 틈을 타 높은 마진을 남기려 한 것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마스크 공적물량, 대구·경북, 읍·면지역 먼저 공급
지난달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나온 뒤 정부는 총 5차례에 걸쳐 마스크대란 문제 해결 조치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31일에는 정부합동점검반을 가동해 마스크 판매 가격과 판매 수량을 점검했고 5일에는 매점매석금지 고시, 6일에는 수출신고 강화, 12일에는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발동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스크 가격과 유통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26일 마스크 수급안정 추가조치 TF회의를 통해 마스크 배분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일주일 동안 하루 100만매씩, 총 500만매를 추가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 일주일 동안 매일 350만매를 전국 2만4000여개 약국과 읍·면지역 우체국 1400개소, 서울·경기지역을 제외한 농협 1900개소에 공급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26일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온라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국 우체국과 농협에서 정부가 배분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글들이 상당수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정부의 발표에서 보셨듯이 '읍·면 지역' 우체국과 '서울·경기지역 제외' 농협에서 판매한다는 내용에 따라 일부 지역에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판매하고 추후 판매처를 늘리는 것이 이번 추가수급조치의 방향입니다. 당장 서울·경기지역은 농협과 우체국이 아닌 '약국' 1만여곳에서 정부가 공급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우체국과 농협 등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을 생산원가와 배송비 등이 포함되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이마트가 공동으로 확보해 대구지역 이마트에서 판매한 KF94마스크는 1매당 820원에 판매됐습니다. 우체국과 농협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가격도 대구 마스크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특히 우체국, 농협, 판매처로 선정된 약국 등이 정부의 권고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경우 추가 공적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공적판매가 불안정한 마스크 시장가격을 조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27일 열린 '마스크수급안정대책' 브리핑에서 "정부의 공적유통망 이외의 민간에 유통되는 마스크에 대한 가격인상 우려가 나오는데 오히려 정부가 공적공급하는 물량들이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가격폭등이 있을 요인들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