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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흘간 확진자 '0명' 자화자찬⋯세계 시각은

  • 2020.03.23(월) 14:05

우한 의료 봉사자 3700여명 철수⋯일상 회복 수순
NYT, 통계 신빙성 부족⋯반박성 내부 폭로 잇따라
전문가, 현 상황 불확실성 가득⋯백신 개발도 안돼

최근 해외 유입 사례를 제외하면 중국 본토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는 빠르게 일상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서구 언론들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우한에서 1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현지에서 제기되는 등 중국 신규 확진자 '0명'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흘간 확진자 0명⋯우한 의료진 일부 철수

23일 중국 국가건강위원회(NHC)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 본토에서는 신규확진자(해외유입제외)가 없었고, 지난 21일에야 광동성 광저우시에서 1명의 내국인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발병지이자 외부와의 이동이 금지됐던 우한시는 신규 확진자가 온전히 0명이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자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시에 투입한 전체 의료 인력 중 일부에 대해 철수 결정을 내렸다.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中国日报)는 "3787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의료지원팀이 지난주 월요일부터 우한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관영매체 신화 통신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총 4만2600명의 의료진이 올해 1월24일 이후 우한에 투입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줄었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사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한 그간의 조치들을 완화하며 일상 복귀 수순에 돌입했다.

우선 우한에서 다른 도시로 나가는 도로를 제외하고 그동안 이동을 막았던 검문소들을 철거하기 시작한 가운데 집 밖으로의 외출을 금지했던 '이동금지령'을 완화해 주거 단지 내에서의 외출을 허용하는 등 정책적으로 한층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구이저우(Guizhou)성 출신 의료진이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자신에게 경례 하는 경찰관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신화통신(Xinhua)

◇중국 통계 신빙성 부족⋯폭로성 글 '파장' 

중국 정부가 확진자 제로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축배를 드는 동안 일부 해외 언론은 통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난 18일 처음으로 현지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며 "이 수치(확진자 0명)가 일시적인 신호가 아니라면 중국 정부로서는 획기적인 반전을 이끌어낸 셈"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확진자와 관련한 중국 통계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발병 초기 중국 정부는 집계 방식을 반복적으로 바꿔 수치상 큰 폭의 등락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초기 사건의 은폐·축소를 위해 중국 정부가 실시했다고 의심을 사는 일련의 사건들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시민 기자들을 구금하고 언론 보도와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검열했다"며 "보도 내용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외국 기자들을 추방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출현과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려 했던 우한시 의사 리원량을 악성 루머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죽음으로 내몰았고 중국 부동산 재벌 런즈창은 언론 자유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바이러스를 악화시켰다고 정부를 비판한 뒤 실종됐다"며 발병 초기 정확한 집계를 하기 힘든 환경임을 설명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22일 현지 매체인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이달 18일 우한의 화중과학대 퉁치병원에서 100명의 신규 감염 환자가 발생했지만 병원에서 보건 당국에 이를 보고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중국판 트위터 '위챗'에 올라왔다.

이 투고에는 과거 확진 판정을 받고 완쾌된 일가족 3명이 다시 발열 증세를 보이면서 지역 병원을 찾았지만 입원 치료 및 확진 검사를 거부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피해가 미국, 유럽과 같은 지역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과 달리 본토 내국인 사이에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며 우한시에 투입된 의료진들을 영웅화하는 등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를 내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철도 경찰관들이 구이저우성으로 복귀하는 의료진들이 탑승한 기차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신화통신(Xinhua)

◇ 불확실성 더 큰 상황…아직 백신개발도 안돼

중국 정부의 확진자 0명 발표가 뜨거운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를 판단하기에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는 시각이다.

중국 정부 발표대로 현재 코로나19가 진정된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고려해도 아직 백신 개발이 안돼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바이러스 정국이 전개될지 전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 기사에서 레이나 맥킨 타이어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식물안보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백신이 개발되거나 모든 인류가 감염되기 전까지 글로벌 팬데믹(코로나19)은 억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릿 니트잔 세계보건기구 유럽 사무소 보건 비상 조정관은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배워야 한다"며 "회복한 환자들이 얼마나 오랜 기간 면역력을 가질지 또는 계절 독감처럼 바이러스가 자주 변할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가뿐 아니라 중국 현지 전문가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왕첸 북경협화의과대학 학장은 지난 금요일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궁극적으로는 종식될지, 아니면 독감처럼 간헐적으로 만연할지, 충분한 면역력이 없는 사람에게 상주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B형 간염처럼 전파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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