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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말라죽는데..돈줄은 '감감無소식'

  • 2014.01.08(수) 17:15

우량 건설사도 주식·M&A시장서 관심 멀어져
상반기 4.5兆 상환 몰린 채권시장 전망도 우울

건설사들에게 올해는 더욱 혹독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해외건설 수주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견 건설사들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의 '돈줄'까지 말라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에 대한 외부 투자는 씨가 마른 상황이다. 자금이 다급한 건설사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찬밥 취급을 당하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에 대한 투자자의 시선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 주식시장서 건설사 외면

 

지난 6일 주식시장에서 건설사들의 주가는 크게 빠졌다.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8.94%, 7.44% 급락했고 대우건설(-3.72%), 현대건설(-2.88%), GS건설(-1.85%), 삼성물산(-1.73%) 등 대형건설사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작년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새해 들어 건설주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 특히 낙폭이 컸던 이유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해외 실적에 대한 우려섞인 기사를 내보낸데 따른 것이다.

 

 

FT는 5일(현지시간)자에 "한국 건설사들이 중동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썼다. 중동 지역에 저가 수주가 집중됐고 대표적으로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작년 1분기부터 실적이 악화됐다는 게 요지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지만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타났다. 한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D사의 실적 우려가 겹쳐지면서 건설주 전반이 고전했다"고 설명했다.

 

◇ M&A 시장서도 '찬밥'

 

국내 건설사들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냉랭한 분위기는 작년 GS건설의 난데없는 부도설로 나타나기도 했다. GS건설은 작년 11월20일께 2대주주인 템플턴자산운용이 보유주식을 처분, 7.38%였던 지분율을 6.33%로 낮추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15~20일 4일 동안(거래일 기준) 주가 하락률은 15.1%나 됐다.

 

템플턴의 대량매도로 주가가 떨어지자 외국계 자금 이탈로 부풀려졌고 이는 엉뚱하게 부도설로 확산돼 주가 급락을 불렀다. 템플턴은 이후에도 GS건설 지분율을 4.18%까지 낮췄다.

 

외국인들의 냉대는 주식시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벽산건설은 지난해 12월10일 카타르 알다파그룹의 아키드컨소시엄과 600억원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인수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M&A에 실패했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금을 수혈받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해외 고급건축에 강점이 있는 쌍용건설 역시 작년 6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데는 M&A 시장에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배경이 있다. 더구나 워크아웃 과정에서 비협약 채권사인 군인공제회의 가압류 조치로 채권단마저 추가지원을 포기, 결국 법정관리행을 택하게 됐다.

 

◇ 그룹 지원으로 겨우 연명

 

그나마 그룹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들은 다행이다.

 

SK건설은 작년 12월 SK㈜와 SK케미칼 등 기존 주주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3804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다만 당시 전체 기존 주주 청약률은 79.3%에 그치며 계획보다 자금규모가 줄었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SK건설 임직원들의 증자 참여율도 절반 가량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그룹이 묘수를 짜낸 케이스. 수 차례 그룹 지원에도 재무 개선이 신통치 않자 작년 12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발행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4000억원을 증자했다. 투자자에게 연 6%대 이자를 주면서 3년, 5년 두차례 만기 때 주가가 발생주가보다 낮으면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물어주는 구조다.

 

동부건설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이를 인수하려던 사모펀드가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중 동부건설, GS건설 등의 증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안에 상장 건설사가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4조5482억원에 달한다"며 "건설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회사채 차환이 어려운 회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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