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회복 초기 단계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주택 거래량이 82만건이고, 연말까지는 95만건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거래가 뚜렷이 늘어나고 있다."(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11월21일 연세 글로벌 리더스 포럼)
"주택 매매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다. 최근 주택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그동안 매매에 참여하지 않았던 대기수요가 많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일시적인 가격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회복 여력은 충분하다"(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 11월20일)
◇ "주택시장, 그린 라이트" 외치는 정부
연말로 접어드는 주택 시장에 '응원'의 목소리가 자꾸 나온다. 시장 회복은 이제 시작이라는,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강한 긍정의 신호다. 주저주저하지 말고 집 사란 얘기가 주택당국에서 나오고 있다.
근거는 이렇다. "최근 주택시장이 꺾였다거나, 전세시장의 씨가 말랐다거나, 일본과 같은 주택시장 장기 불황이 닥쳐오는 거 아니냐 등의 우려가 많은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게 채 원장의 말이다. "2013년 초반 저점을 찍은 후 전반적인 회복세로 돌아서 2014년 10월 현재 상승 추세를 보이는 등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서 장관도 지난 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포럼에서 주택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는 자평을 내놨다. 그는 "4·1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 통계를 보면 많은 부분이 매매 수요로 전환됐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하우스 푸어' 문제가 많이 거론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주택 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응원이 필요한 상황이란 게 늘 그렇듯 최근 주택시장은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정부의 부양책과 함께 8~9월부터 살아나는 듯 보였던 주택 매매시장 활기는 찬바람이 불면서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집을 살까 고민하던 사람들도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 올 거래량 최대라지만..꺾인 매수세
지난 달까지 거래가 늘어난 것은 맞다. 지난 10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10만8721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0.4% 증가했다. 올해 1~10월 매매거래량은 81만832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5% 늘며 조사 이래 최대치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확신이 어렵다. 거래량 집계의 기초인 주택매매거래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60일이내의 시차를 갖는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거래는 9월부터 10월 초 사이 집중된으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호가가 뛰면서 시장 회복세를 이끈 재건축 단지부터 거래 소강상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거래는 끊겼고 전반적으로 11월 들어서는 거래량이 10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게 서울 지역 일선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한 주 전보다 0.01% 내리며 22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도시도 2주째 보합세가 이어졌다. 9·1 대책의 약발은 석달도 못 돼 떨어졌고, 당장은 시장 회복에 탄력을 줄 재료라고 할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목소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올해 주택거래 실적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의 활기가 떨어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부동산 활성화 방안 입법 등 후속조치가 없다면 연말을 고비로 집값이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