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준비하는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은 민간 자금을 통해 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고질적인 주택 임대차시장의 불안이 임대주택 공급물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작년 2월 정부가 내놓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이 월세 세액공제 등 세입자의 임차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대책은 물량 확보로 임차시장의 과수요를 해소하는 '수급조절'이 핵심인 셈이다.
▲ 경기도 의왕시 청계지구에 조성된 임대주택 단지(사진: 국토교통부) |
◇ 기업형 민간임대에 '당근'
국토교통부는 우선 기업형 민간임대를 통해 중산층으로 볼 수 있는 소득 4분위(전체 10분위) 이상 임대주택 수요층의 공급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주택당국의 시각에서 종전까지 소득 4분위 이상의 수요층은 매매 전환으로 유도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매매전환만으로는 전월세시장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형 민간임대에 중소형 뿐 아니라 전용 85㎡ 초과 중대형까지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금리도 최하 2%선으로 낮춰 면적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가구당 기금 지원 규모 역시 현행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형 민간임대의 임대기간은 8년으로 유도하고 임대기간을 짧게 설정할 경우에는 기금 지원 금리를 차등화해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형 민간임대 사업자의 초기 자금부담을 덜어주고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해 택지 공급가격도 낮출 예정이다.
현재 수도권 기준 전용 60㎡ 이하의 10년 임대주택용지는 조성원가의 60%, 60∼85㎡는 조성원가의 85%, 85㎡ 초과는 감정가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중소형은 조성원가의 40∼80%, 중대형은 조성원가 안팎의 수준에서 공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 건축 용적률도 법정 상한선까지 높여주고 사업성을 높이고, 임대주택 건립에 적용되는 표준 건축비도 인상해 임대주택의 고급화를 꾀할 방침이다.
◇ 임대사업자에 세제혜택 '팍팍'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이 이번 기회에 시장에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소득세·법인세·양도소득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또 대형 건설사 참여를 높이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이 재무구조(부채비율 등)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특수목적회사(SPC)나 별도 법인을 설립해 임대주택 건설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아울러 임대주택 건설과 관리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건설사가 직접 임대주택을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임대주택을 관리해줄 대형 전문 임대관리회사를 적극 육성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업형 민간임대에 많은 혜택을 주는 대신 임대료는 전월세 시세에 따라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인상폭을 공공임대 수준으로 묶을 것(연 5% 수준)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업형 임대 공급지역 주변의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책에는 도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준(準)공공임대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과 임대주택 리츠 및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 방안 등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