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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서민주거특위' 여소야대서 역할 커진다

  • 2016.04.17(일) 14:16

[여소야대 정국 부동산 시장 기상도]
정책 '주거복지' 중심 左클릭 이동 예상
시장은 보합세 지속.."공급 봇물땐 경색"

지난 4·13 총선 결과에 따라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형성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거복지 쪽에 더욱 무게를 두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야권이 주장해왔던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 청구권' 등에 대한 도입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 예상된다.

 

시장 활성화 기조는 가계부채 리스크 등을 배경으로 이미 작년 하반기 이후 '안정 유지'쪽으로 돌아선 상황이기 때문에 정국 변화에도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여권 일부에서 주장해왔던 종합부동산세 폐지 주장 등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책 배경 속에 총선 이후 주택시장도 현재 수준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총선 이후로 미뤄둔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경우 미분양이 양산될 수 있어 '공급과잉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339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 /이명근 기자 qwe123@

 

◇ 주거복지 공약 '동상이몽(同床異夢)'

 

이번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의 부동산 공약은 대부분 주거복지 강화 쪽에 맞춰져 있었다. 과거에 여당은 주택시장 활성화, 야당쪽은 주거복지 강화 쪽에 각각 무게를 싣던 것과는 달라진 부분이다.

 

최근 2~3년새 주택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이뤄진 반면 주택 임대차시장은 '전세의 월세화'와 함께 매물 품귀, 임대료 증가 등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야간 차이가 컸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경우 현재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규모 건축물 재건축 양성화 ▲빈집 리모델링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행복주택 등을 제시하면서 서민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는 내용을 총선 공약집에 담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세보증제도 의무화 등 주택임대차시장과 관련한 추가적인 주거복지 관련 제도의 도입을 정당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외에도 야권 정당별로 전월세 시장 임대소득 과세 강화나 임대주택 공급 확대, 반값 임대주택 공급 등의 내용이 제기됐으며 상가임차인 보호나 국토균형발전, 전세 보증보험 의무화, 개발이익 환수 등에 대한 공약도 있었다.

 

'2+2년' 계약갱신청구권 재논의 예상

 

이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전·월세난 대응 등을 비롯한 주거복지와 관련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질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14년 말 여야간 합의를 통해 이듬해 초 만들어진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의 활동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서민주거특위는 당시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부동산 3법'(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 복수분양 허용) 등을 통과시키려 하면서 이를 반대하던 야당 측에게 제시했던 '협상 카드'였다.

 

일단 3법을 통과 시키고 야당이 주장하는 임대차 관련 문제들은 특위에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자는 게 목적이었다.

 

▲ 2014년 여야간 작성한 '서민주거특위' 설치 내용을 포함한 합의 내용.

 

작년 초 활동을 시작한 서민주거특위는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 상한선을 낮추는 것 외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환율 인하 역시 재계약때는 적용되지 않아 특위 실적이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총선에선 야권이 공통적으로 주택 임대차 관계 속 세입자 보호 쪽에 공약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이 다시 공약에 담겼기 때문에 서민주거특위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주거복지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장을 둔화시킬 정도의 정부 규제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 주택관련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경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야권도 어느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제도 도입여부는 신중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야권이 국회에서 다수를 점하더라도 이미 폐지된 규제를 다시 살려 정부 정책으로 시행토록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작년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의 주장은 물건너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시장 영향은 '미미'..공급과잉 지켜봐야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영향이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내달부터 지방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상승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총선에는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역전시킬 만한 이슈가 별로 없었다"며 "최근 강세를 보이는 강남권 재건축 경우 단기적으로 조정과 상승을 반복하는 선에서 움직이겠지만 당장 선거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연구위원도 "주택거래 규모 측면에서 볼때 2분기 거래량은 계절적 영향에 따라 1분기보다는 늘어나겠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줄어들 것"며 "매매시장이 전반적으로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의 경우 총선 이후로 미뤄진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나 주택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2분기 분양물량이 전국 15만가구에 이르고, 이 중 80%가 총선 이후 4~5월에 몰려있다"며 "분양 성패는 분양가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엇갈리겠지만 분양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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