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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2+2년'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도입하면

  • 2015.12.15(화) 10:29

서민주거특위에 보고된 주택학회 시뮬레이션 두고 논란
"전월세 불안 초래" vs "임대료 규제 없으면 부작용 없어"

전·월세 시장 안정 등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작년 말 만들어진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가 활동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특위는 작년 말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면서 야당 쪽에 던져준 선물이었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등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경기 부양책이 서민 주거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야당 측 우려에, 전월세 상승을 제어할 만한 후속 보완책을 국회 차원에서 마련하자는 게 출범 취지였습니다. (관련기사☞ 재건축 살아난다'..부동산3법 타결)

 

하지만 6개월 운영 기한을 두고 한시 조직으로 출범한 서민주거복지특위는 3개월씩 두 차례 시한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습니다. 올 연말로 활동 시한이 종료되고 국회 회기도 끝나기 때문입니다.

 

 

◇ 특위, '유명무실' 전·월세전환율만 우선 합의 
 

지난 8일 열린 서민주거특위 전체회의에서는 전세에서 월세로 주택 임대형태를 바꿀 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 산정 방식을 '기준금리+α'(현행 기준금리×α)으로 바꾸는 안,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에만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그러나 합의를 본 안들은 전월세 시장 불안을 걷어내는 데 실질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관련기사☞ 전·월세전환율 6%→5% 인하 '무용지물')

 
애초부터 관건은 '계약갱신청구권'의 도입 여부였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미경 서민주거복지특위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다음 주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이 사안을 집중 논의한다는 계획인데, 연말 활동 종료를 앞두고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은 상황입니다.

 

야당 측이 도입을 주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은 현재 2년으로 정해진 임대차 계약기간 종료 후 세입자에게 1회에 한해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자는 것입니다.

 

지금은 2년이 지나면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세입자는 계약 기간 2년이 지난 뒤 다시 추가로 2년을 더해 4년간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됩니다.

 

앞서 이달 초 서울시는 2년마다 전셋값이 폭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계약갱신청구권에 갱신 시 보증금 인상 폭을 1년간 5%, 2년간 10%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 내용을 함께 담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국토교통부와 국회 측에 촉구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나 여당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면서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세 품귀로 집주인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주택임대시장 상황에서 임대료 인상을 제한할 경우 임대인들이 계약할 때 전셋값을 크게 올릴 것이라는, 그래서 오히려 세입자 주거비용이 늘어날 거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 "계약갱신청구권만 도입시 초기 임대료 1%대 상승"

 

국토부는 한국주택학회에 의뢰해 수행한 '민간임대주택시장에 대한 임대료 규제효과 등 연구용역'을 들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용역은 임대료 규제 도입이 오히려 전월세가격을 오르게 하고 시장에서 민간임대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많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국토부의 입김이 과도하게 작용해 균형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아무튼 나타난 시뮬레이션 결과를 추려보면 이렇습니다. (편집자: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전세 2억원 짜리 집을 예로 삼았습니다.)

 

 

우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결합한 시뮬레이션 ②를 보도록 하죠. 초기 임대료에는 규제가 없고, 또 초기 계약 후 매년 인상할 수 있지만 인상률은 직전 임대료 대비 최대 5%까지만 적용할 수 있는 경우입니다. 정부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최초 전세 2억원에 전세계약을 했다면 집주인은 해마다 5%씩, 이듬해 2억1000만원, 그 다음해 2억2050만원, 또 그 다음해 2억3153만원까지 각각 전세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즉시 초기 계약 임대료가 튀어오를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장 임대료 연간 예상상승률이 5%일 경우에는 변동이 없겠지만(0%), 7.5%일 경우엔 3.7%(+7.5%), 10%일 때는 7.52%(+1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본적인 주택시장 임대료 상승률에 시뮬레이션 결과 만큼 상승폭이 더해져 전월세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얘깁니다.

 

④의 경우는 ②와 같은 조건에 전월세 상한제 도입시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위험 증가를 가정하고 할인율(집주인이 임대주택 구입시 들이는 금융비용에 따른 변동률)에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인데요.

 

이 경우 튀어오르는 초기 계약 임대료는 시장 연간 예상상승률이 5%일 경우 0.75~2.23%(+5%), 7.5%일 경우 4.47~6.02%(+7.5%), 10%일 경우 8.32~9.92%(+10%) 등으로 좀더 높게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최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연 1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민간 임대주택에 '뉴스테이' 수준의 임대료 규제를 둘 경우 20% 가까이 전월세가격이 튈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이 용역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만 부여'한 경우도 따져봤는데요. 임대료 인상에 대한 규제(전월세상한제) 없이 계약갱신 시 임대료를 자의로 결정할 수 있고,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만을 행사할 수 있을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 집주인은 계약갱신시 시장 수준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초기 임대료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잃게 되는데요. 이에 따른 초기 임대료 상승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옵션 상실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0.5%로 가정할 때 초기계약 임대료는 시장 임대료 상승률과 상관없이 0.74~0.77%, 위험프리미엄 1.0%로 가정할 때 1.48~1.52% 상승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野, '계약갱신청구권'에 집중하는 이유는

 

야당 측은 임대료 규제 없이 계약갱신청구권만 도입하는 경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격 규제를 하지 않고 임대인이 마음대로 정하게 두되, 그 가격이라면 기존 계약자에게 우선적으로 계약갱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국토부가 의뢰한 연구용역에서도 0.7~1.5% 정도만 도입 초기 전월세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시장 부작용이 크지 않으니 도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게 특위에 참여하는 야당 의원들 주장입니다.

 

하지만 사실 가격규제 없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만으로 세입자 주거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말 그대로 결국 계약 갱신 때 2억원이었던 전셋값을 3억원으로 올리든 보증금 2억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올리든 집주인 마음이니까요. 알맹이 없는 '껍데기'가 될 수 있단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계약갱신청구권이라도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그 다음 단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제도라도 만들어 놓고 향후 전월세시장 불안 등으로 가격 규제 필요성이 다시 대두될 경우 가격과 관련한 규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부동산 3법 처리의 '대가'로 받은 서민주거특위 활동이 제대로된 결실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라도 건지자는 의중도 있겠지 싶습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시장 혼란이 별로 없을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 마저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새로운 시장 규제를 만들 경우 시뮬레이션으로도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국토부 측은 '계약갱신청구권만 도입'하는 케이스는 야당 측 요구로 지난달 급하게 추가된 탓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분석 모형으로 시뮬레이션이 행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포기해 새 세입자를 들이지 못하게 될 경우에도 초기 임대료를 더 급격히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등 결함이 있을 수 있는 분석이라거죠. 일정의 '자기부정'인 셈입니다.

 

또 계약갱신청구권 도입만으로 세입자들에게 '실질적인 주거비용 경감'이라는 정책 효과가 없는데, 불확실성 속에 이를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도 무리라는 게 국토부 판단입니다. 임대에 규제가 생길 경우 다주택자인 집주인들이 임대사업을 포기해 민간 임대주택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 과거 1년간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경우, 해당 시점에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었을 때 시뮬레이션 별 전세가격 변화.(case1=①, case2=②, case1-1=③,case2-1=④, 전국주택종합, 자료: 한국주택학회)

 

◇ '엄격한 전월세 상한제' 부작용 얼마나?

 

그런데 말이죠. '시뮬레이션 ①  ③'의 경우도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 케이스는 2년에 단 한 번 5%까지만 임대인이 전월세값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엄격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를 상정한 건데요. 

 

그러니까 최초 전세계약을 2억원에 했다면(2년) 이후 갱신시에는 최고 2억1000만원(2년)까지만 올릴 수 있도록 제한하자는 경우입니다. 역시 전월세 상한제 도입시 초기 임대료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부작용의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이 경우 전셋값이 연 10%씩, 2년간 21%가 오른다고 해도 초기 계약 임대료는 금리 등 위험을 가정하지 않는 경우 7.61%(시뮬레이션 ①), 위험을 가정하더라도 8.32~9.92%(시뮬레이션 ③) 추가 상승한다고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제도 도입시 2억원 짜리 전셋집이 순식간에 최대 2억2000만원까지 오르겠지만(초기임대료 10% 상승) 이후 4년 뒤까지 2억3100만원에 살 수 있게 되는 셈이죠. 하지만 지금처럼 규제 없이 둘 경우 2년 후(21%)엔 2억4200만원을 줘야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년 5%씩(4년 기간 중 3번) 올릴 수 있도록 한 경우(② ④)도 2년에 5%까지만 올릴 수 있게 한 경우(① ③)와 별 차이가 나타나질 않습니다. 결국 '시뮬레이션 ① ② ③ ④'도 임대료가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하면 안된다는 논리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는 얘깁니다.

 

서민주거비 경감과 주택임대차시장 안정의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요? 답을 찾으려면, 어렵게 출범한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가 숙제만 잔뜩 남겨두고 문을 닫을 게 아니라 다음 국회까지 고민을 이어가도록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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