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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

  • 2017.09.05(화) 09:56

빈 집, 공공 임대주택으로 활용하자

전국의 빈 집이 112만채로 조사됐다.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 1년만에 5만여채 늘어난 것으로 전체 주택 1669만2000채의 6.7% 수준이다. 100채 중 7채 꼴이다.

 

통계상 빈 집으로 잡힌 112만가구에는 입주를 앞둔 집(미입주), 분양하고 남은 집(미분양)처럼 멀쩡한 새 집도 있고 재건축·재개발을 앞둔 집(멸실 예정), 사람이 떠나 방치된 집(폐가)과 같은 못 쓰는 집도 있다. 이처럼 현재 빈 집 통계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조사한 것이어서 통계자료로 큰 의미는 없다.

 

다행히 내년부터는 빈 집 통계가 정비된다. '빈 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 빈 집의 지역별 분포, 발생 사유, 주택 유형, 건축 연도 등의 통계도 잡힌다. 

 

빈 집 가운데 대책 마련이 필요한 1순위 주택은 노후화 돼 버려진 집이다. 빈 집이 '깨진 유리창'이 돼 노숙자와 불량배들이 들락거리면 사람이 살기 어려운 동네가 될 수 있어서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관련 보고서를 통해 "빈 집은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무단 투기된 쓰레기와 악취 등으로 주변지역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범죄와 탈선을 유발하는 우범지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빈 집은 정부와 지자체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게 어떨까 싶다. 지금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에서 단독(다가구), 다세대주택을 사들이거나 빌려서 개보수한 뒤 임대를 놓고 있는데 이를 빈 집을 매입한 다음 신축해 임대하는 방식으로까지 범위를 넓히자는 것이다.
 
이런 '빈집 신축임대' 주택을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에 나눠주면 주거환경도 개선하고 주거복지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장기(10년 이상) 공공임대 재고물량은 빈 집과 비슷한 121만가구(2017년말 추계)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공공임대주택을 매년 13만가구씩 총 65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지만 이 정도 물량으로는 전월세 시장 안정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주거비를 덜어주는데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빈 집을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6% 초반대인 공공임대 재고물량이 최소 10% 이상은 돼야 전월세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3%(2015년)이다. 주택보급률은 2010년 100%를 넘었다. 지역별로는 경북(112.5%), 전남(110.4%)이 가장 높은 편이고 서울과 경기는 각각 96%, 98.7%로 100%를 밑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뉴욕의 한 지역에 유리창이 깨진 차량을 방치해 두자 차량 내 물건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나중에는 차량도 파손된 사건에서 나온 범죄이론이다.
 
☞☞☞변양균 전 정책실장(노무현 정부)은 최근 펴낸 책(경제철학의 전환)에서 "국민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인 주거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향후 5년간 286만채(매년 57.2만채)를 추가 공급해 공공임대 재고율을 2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기준 유럽의 공공 임대주택 재고율은 프랑스 17%, 영국 18%, 네덜란드 3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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