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은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일반분양아파트 용지 2개 필지(A1-2블록, A1-4블록)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겠다며 송파구청에 건축심의 신청을 냈다가 최근 철회했다. 앞서 계열사인 호반건설산업은 이달 초 북위례 A3-5블록에 들어서는 '위례호반가든하임'을 일반분양이 아닌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했다.
이에 대해 '꼼수분양' 비판이 거센 이유는 두 곳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아파트라는 점 때문이다. 공공택지는 정부가 주택수요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싸게 공급하는 땅이다.
호반건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아파트가 아니라 단기임대아파트(4년)로 전환해 공급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위례호반가든하임의 경우 위례신도시에서 2년여만에 공급되는 아파트로 실수요자 입장에선 싼값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겼던 곳이기도 하다.
▲ 분양가상한제 회피 목적 '꼼수 분양' 논란 빚었던 위례 호반가든하임 조감도 |
건설사 입장에선 민간임대의 경우는 공공임대와 달리 연 5% 이내로 임대료 증액을 제한하는 것 말고는 초기 임대료 등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무엇보다 4년의 임대기간이 지난 후 분양을 하면 분양가 책정에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기간의 시세차익 역시 고스란히 건설사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싼 값에 땅을 싸서 비싼 값으로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위례호반가든하임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3.3㎡당 분양가는 2000만~2400만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최근 시세 3.3㎡당 3000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최근의 집값 상승세를 고려해 4년 후 분양을 하게 되면 크게 시세차익을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호반건설에서 철회하긴 했지만 송파구에 속한 위례신도시의 경우 더 큰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택지개발지구(공공주택지구 포함)에서 분양주택용지로 공급된 땅을 임대주택건설용지로 사용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사업계획승인권자의 승인을 얻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법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꼼수' 논란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이같은 논란이 커지고, 다른 공공택지로 확산할 조짐까지 보이면서 정부가 뒤늦게 관련지침을 개정해 임대주택 전환을 제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런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과 공공주택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분양주택건설용지를 임대주택건설용지로 전환해 사용하는 경우 '모든 임대주택' 건설용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공공임대주택'이나 임대의무기간이 8년 이상인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건설용지로 사용하는 경우만 허용키로 했다.
이 경우 호반건설처럼 단기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할 수 없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4년 단기임대는 서민 주거안정 차원이라고 보기 어렵고 분양가상한제 회피를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론 공공성이 있는 임대주택이 아니면 전환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는 3월 14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받은 후 3월 중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 지침 시행 전에도 분양가상한제 적용 회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자체에 행정지도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호반건설의 위례신도시 임대주택공급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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