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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불패 끝났나…설 이후 큰 장 '안갯속'

  • 2019.02.05(화) 09:00

집값 하락에 공급도 전년보다 1.6배 증가
분양가·입지따라 청약통장 사용 신중, 중대형 외면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냉기가 몰려오고 있다. 강력한 규제를 담은 9.13대책(2018년) 발표 이후에도 분양시장 열기는 뜨거웠지만 올 들어 서서히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청약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서울에서 분양한 대규모 단지 중 1순위 미달은 2년 만이다.

최근 집값과 전세가격의 하락은 신규 분양이 갖고 있던 가격메리트를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청약제도 개편으로 무주택 실수요자 외에는 청약 당첨이 어렵다는 점에서 청약 참여자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설 명절 이후 대규모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지만 분양시장 분위기는 이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 곳곳에서 큰 장 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명절 이후 3월까지 전국에서 총 4만4459가구의 신규 주택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6배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에서는 2만478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절반 수준인 1만2452가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업장은 이달 중 분양 예정인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620-47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7층에서 지상 65층, 4개동으로 건립된다. 총 1425가구 규모이며 이 중 1263가구가 일반에게 분양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가장 높은 65층으로 건립되고,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등과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 등에 힘입어 이 지역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양이 동대문구 용두동 39-1번지 일대 동부청과시장을 재개발해 짓는 '한양수자인'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 역시 청량리역 롯데캐슬과 함께 이 일대에서 주목받는 단지다.

경기도에서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419-30번지 일대를 재건축해 짓는 '평촌래미안 푸르지오'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상 37층 9개동으로 건립되며 총 1199가구 중 65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우미건설은 위례신도시 A3-4b블록(하남시 학암동)에서 우미린1차를 분양한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위례신도시는 올해도 청약 유망 단지로 꼽힌다.

같은 기간 지방에서는 1만9764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강원도 원주에서 '원주 더샵센트럴파크'를, 신영은 충남 천안 불당동 탕정지구에서 ‘지월시티 푸르지오’를 각각 분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세종시 반곡동 L4블록에서 '세종자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 분양가‧입지, 흥행 성패 가른다

그동안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청약시장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새 아파트 선호 분위기에 더해 기존 주택과 비교해 가격 등의 면에서 분양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9.13 대책 이후 갈수록 집값 하락폭은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 서울도 0.14%로 떨어지면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세가격(수도권 1월 넷째 주 기준 –0.15%)도 하락하고 있고, 올해 대규모 신규 입주물량도 많다. 분양을 받는 대신 저렴한 전셋집을 구하는 등 실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많아진 셈이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분양가격과 입지에 따라 선별적으로 청약통장을 사용하려는 경향도 강해졌다.

실제 1순위 청약 미달을 기록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분양가는 전용 84㎡가 9억9900만~12억4000만원 수준으로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와 함께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자들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대형 평형은 소형 유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지만 청약시장에서 이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분양권을 소유한 경험이 있어도 유주택자로 분류되고, 이들을 포함한 유주택자는 당첨제 물량이 있는 전용 85㎡ 이상 주택에서 당첨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당첨 가능성이 높은 일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대체로 중대형 평형보다는 소형평형으로 몰린다. 이런 이유로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들은 흥행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공급규정 개정으로 청약시장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가격이 저렴한 단지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고분양가 단지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곳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접근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개편된 청약제도와 각종 규제로 인해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수요 진입이 차단됐다"며 "무주택 실수요자 당첨 기회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분양물량도 많아 청약경쟁은 이전보다 덜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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