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청약제도가 오는 11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관련 제도 변경에 맞춰 분양일정을 미뤄온 주요 단지들이 봇물처럼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새 청약제도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당첨 확률을 높이고, 청약 기회도 더 제공하는 것이어서 이들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14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가는 단지는 총 10곳이다. 서울에서는 은평구 수색동 30-2번지 일대인 수색9 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DMC SK뷰'가 분양한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수색‧증산 뉴타운은 1만1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도심 속 미니신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다. 상암DMC 배후 단지로 평가받고 여의도와 광화문, 마포 등 주요업무지역과도 가까워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는 판교 일대인 성남시 대장동에 건립되는 '판교 더샵 포레스트'와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 등이 관심을 끈다. 이들 단지는 10월중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청약제도 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이 밀렸다. 청약제도 개정이 마무리되면서 분양 일정을 확정지었다.
이와 함께 고양시 식사동에 들어서는 '일산자이3차'가, 의정부시 가능동 '더샵 파크에비뉴'도 눈길을 끄는 단지다. 지방에서는 부동산 열기가 뜨거운 광주광역시에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가 공급되고, 제주에서는 숲세권 단지인 '곶자왈 아이파크'도 분양에 나선다.
이번 분양단지가 더 주목받는 것은 바뀐 청약제도가 적용되는 첫 단지들인 까닭이다. 9.13 대책 후속조치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국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개정 내용이 최종 확정됐고,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요 개정 내용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주택 소유에 대한 개념이 강화돼 분양권과 입주권을 보유한 적이 있었다면 유(有)주택으로 간주된다. 이에 청약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할 경우, 무주택 기간 가점(이하 만점 32점)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소유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가점 부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변수다. 청약가점에서 부양가족 수(35점)는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이다. 그동안에는 집이 있는 직계존속도 부양가족으로 포함됐고, 특히 금수저 자녀가 부모 집에 거주하면서 부양가족 점수까지 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택하는 민영주택도 해당 물량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추첨제 주택은 전용면적 85㎡ 초과로 유주택자들도 더 큰 평수로 갈아타기 위해 청약 당첨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청약제도 개편으로 사실상 당첨 확률이 사라졌다.
14일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단지 중에서는 판교 힐스테이트 엘포레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곳으로 청약제도 개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청약을 통해 무주택 실수요자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나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청약 경쟁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향후 분양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임병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무주택자는 유리해진 청약제도를 활용해 겨울 분양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대다수 단지가 실수요자 관심이 많은 곳이라 유주택자가 배제됐지만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