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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내 꺼 인듯 내 꺼 아닌' 헬리오시티의 '등기' 전쟁

  • 2020.04.08(수) 09:24

등기 지연에 입주자 집단소송까지…'등기'가 뭐기에
재산권 행사 제한‧대출 금지‧세금폭탄 등 문제 발생

'알아두면 쓸데있는 부동산 잡학사전(알쓸부잡)'은 주요 관심사에 가려 있지만 한 번쯤은 궁금해할만한 부동산 이슈를 들여다 보는 코너다. 알고 나면 업계의 상황이 더 쏙쏙 이해되고, 유용한 지식으로 쌓아둘 수 있는 얘기들을 짚어본다.[편집자]

“아직 등기가 안 된 아파트를 매수해도 괜찮을까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종종 나오는 질문입니다. 정비사업은 각종 변수로 등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등기를 완료해야만 매매나 대출을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가 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입주가 완료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등기가 미뤄지자 일반분양자를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입주자들은 왜 이렇게까지 '등기!'를 외치는 걸까요.

◇ '등기=출생신고'

정비사업의 경우 입주 완료 후 이전 고시 신청, 조합 청산 순으로 사업이 마무리되는데요.

여기서 등기는 '이전 고시'가 확정됐을 경우를 말합니다. 입주가 끝나면 조합이 관리처분총회를 거쳐 해당 구청에 '이전 고시' 신청을 하고, 구청이 토지 측량 등 각종 검토를 해서 이전 고시를 확정하면 조합의 '소유권 보존 등기'가 완료됩니다. 이 다음날부터 개인이 '개별 등기'를 할 수 있고요.

입주자 입장에선 등기가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래야만 이것이 '내것'이라는 법적인 권리가 생기는 겁니다. 이때 부터 실질적인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고요. 한때 인기 있었던 노래 가사에 '내 꺼 인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 라는 표현이 있죠. 등기 이전의 내 집이 딱 이 얘기 같습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이전고시는 '공사의 완료 고시로 사업시행이 완료된 이후에 관리처분계획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비사업으로 조성된 대지 및 건축물 등의 소유권을 분양받을 자에게 이전하는 행정처분'입니다. 이전고시가 돼야 소유권 취득, 대지 및 취득물에 대한 권리 확정이 되는 거죠.

물론 미등기 상태라고 해도 보유 기간이나 거주 기간 등은 인정이 됩니다. 하지만 불안하고 불편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미등기 아파트는 공시가격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세금 부과의 바로미터 격이라 소유주라면 관심이 높은 부분인데요. 등기를 친 다음 해부터 공시가격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조회를 해보면 지난해 2월 입주를 마치고 등기까지 완료한 '래미안개포 루체하임'은 공시가격을 열람할 수 있는데요. 같은 해 4월 입주했으나 아직 등기를 못 친 '헬리오시티'는 올해 공시가격 조회가 안 됩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4월 입주를 완료했으나 등기가 미뤄지면서 올해 공시가격 열람을 할 수 없다./'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조회 화면

◇ (등기) 안 치면 치인다

미등기 주택은 매매도 어렵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정부의 6‧19 대책(2017) 이후 전 지역에서 소유권 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못하게 됐습니다. 전매금지 기간 내 분양권 전매나 알선, 중개행위는 모두 불법입니다.

암암리에 거래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최초계약자(수분양자) 명의로 등기를 했다가 다시 매수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요. 불법인데다 거래 과정이 번거로워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매수자 입장에서 리스크가 높고 등기 전이라 근저당설정이 안 돼서 담보대출까지 불가능하니 거래가 잘 안 되겠죠.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세금 부담'으로도 이어집니다.

6월 1일에 종합부동산세가 과세되고, 6월 말까지 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있는데요. 다주택자라면 그 전에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도 감면받고 해당 주택에 대한 종부세도 면제되겠죠. 하지만 미등기 아파트는 처분이 안 되기 때문에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거든요.

또 공시가격이 없으면 지자체별로 공시가격에 준하는 기준을 마련해 세금을 부과하는데요.

이후에 등기가 완료돼서 그 다음해부터 가격이 공시될 경우 그동안의 시세상승분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어서 체감 세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서울시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단지 외관./채신화 기자

◇ 갈등 불거진 헬리오시티

이런 불편에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중엔 조합 내부 갈등이나 분담금 산정 지연 등의 이유로 등기가 미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표적인 곳이 성동구 행당4구역을 재개발한 '행당두산위브'입니다. 이 아파트는 땅 주인들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입주 8년 만에 등기를 완료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은평구 불광동 불광4구역을 재개발한 '불광롯데캐슬',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등도 입주 후 등기까지 각각 5년, 3년 정도 걸렸고요. 마포구 아현4구역 재개발 '공덕자이'(2015년 입주), 중구 만리동2가 '서울역센트럴자이'(2017년 입주), 동작구 흑석동 흑선뉴타운7구역 '아크로리버하임'(2019년 입주) 등도 아직 등기가 안 된 상태입니다.

헬리오시티도 마찬가지의 상황인데요.

조합이 올 1월 소유권 보존등기를 위한 총회를 추진했으나 추가 분담금에 대한 조합원 반발로 무산되자, 일반분양자들이 조합을 상대로 등기 지연에 따른 집단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일반분양자 입장에선 뿔이 날 수밖에 없죠. 특히나 매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양자라면 더욱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세금부담은 커지고 있으니까요.

소송을 추진 중인 일반분양자들은 등기를 빨리 내주면 조정 합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조합 총회 개최가 어렵고요. 소송 추진에 조합원과의 마찰도 더 커져서 갈등이 봉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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