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59㎡(34평) 34억원
지난해 10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34억원에 거래되면서 3.3㎡(1평)당 1억원에 거래됐다.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들이 조정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올해 2월에도 33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아파트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대림산업이 2009년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는 고급아파트의 대명사가 됐다. 이때부터 '한강 조망권'이란 프리미엄이 생겼고, 반포의 위상도 함께 올라갔다.
반포에 앞서 최고 부촌으로 한강변에 자리잡은 압구정동이 있지만 재건축이 막히면서 구축아파트가 대부분이란 점에서 반포와는 차이가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재건축돼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기 전까지는 한동안 '반포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포에 '브랜드'를 내걸기 위한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반포시대 연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아리팍' 대장주로
반포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3월과 7월 나란히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가 들어서면서다. 각각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아파트 설계는 물론이고 단지내 커뮤니티시설과 조경에 공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고급아파트촌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이들 단지는 초역세권 단지로 7호선과 9호선, 3호선 등 최소 2개 이상의 역을 끼고 있고 래미안퍼스티지는 3호선과 7호선 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단지의 위상은 아파트값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가 2009년, 2010년 15억~16억원에 거래될 때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13억원대에 거래됐다. 2006년 14억8000만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탔다.
당시 최고부촌인 압구정현대아파트 5차 같은 평형 전용 84㎡ 역시 16억원대에 거래되면서 구축임에도 정통 강호의 면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고 아크로리버파크가 들어서면서 격차는 더욱 커졌다. 아크로리버파크보다 1년 먼저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선 '래미안대치팰리스'도 역부족이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변을 바라보는'북향' 설계로 한강조망권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고급아파트로 진화했다. 늘 압구정에 비해 한수 아래로 취급받던 반포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를 지은 대림산업 역시 '아크로'를 통해 단번에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압구정 재건축이 본격화돼 신축이 들어서기 전까진 반포의 프리미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반포주공 3주구·신반포15차 등 줄줄이 새아파트 변모
2017년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차지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GS건설이 피튀기는 수주전을 벌인 점 역시 이와 같은 아크로리버파크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 반포주공1단지는 한강변에 위치한 대단지로 최고가 아파트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현대건설이 이 단지를 수주하면서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역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수주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택사업을 거들떠보지 않았던 삼성물산은 반포주공 3주구와 신반포15차에 나란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래미안의 귀환'을 알렸다. 이에 맞서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호반건설 역시 조합원의 마음을 움직일 '카드'로 중무장한 상태다.
신반포21차 수주전에도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경쟁중이다. 이 곳은 현재 2개동 108가구 규모로 크지 않지만 7호선 반포역 초역세권의 노른자위 입지로 반포자이를 마주하고 있다. 이외에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래미안원베일리로 거듭난다.
뛰어난 교통환경과 다양한 편의시설, 한강조망권으로 차별화한 반포에 속속 새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한계단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곳에 '브랜드명'을 걸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