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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현대건설 깜짝 등장…수의계약 밀고 갈까

  • 2020.04.21(화) 17:34

현대, 경쟁입찰 시 재입찰 의사 타진…일부선 '술렁'
조합 "총회 제한 풀리면 총회 열어 수의계약 결정"

한동안 잠잠하던 연못에 파장이 생겼다.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두 번의 유찰 끝에 롯데건설과의 수의계약으로 기울고 있는 와중에 현대건설이 깜짝 재등장 했다.

조합 집행부는 롯데건설과의 수의계약 추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경쟁 입찰'을 요구하면서 어수선해지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한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채신화 기자

◇ 다시 등장한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갈현1구역 조합에 ▲입찰무효 의결 취소 ▲입찰보증금 1000억원 반환을 요청하면서 "조합에서 당사의 입찰자격 박탈을 취소하고 일반 경쟁 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면 동 보증금을 당사의 입찰 시 입찰보증금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갈현1구역이 3차 입찰을 진행한다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셈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갈현1구역 조합이 진행한 입찰(1차)에 참여했으나 지난해 10월 입찰 제안서에 문제(설계 도면 누락 및 초과 이주비 제안 등)가 있다는 이유로 입찰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따라 입찰자격 박탈 무효 및 입찰보증금 반환 소송을 진행했으나 같은 해 12월 현대건설이 패소했다. 현재는 입찰보증금 반환에 대한 본안 소송을 진행 중이다.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1차 입찰은 현대건설의 입찰 무효로 롯데건설만 남자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2차 입찰에선 롯데건설만 참여하면서 또 불발됐다.

결국 갈현1구역 조합은 롯데건설과의 수의계약을 진행키로 했다. 지난 2월과 4월 이사회에서 수의계약 시공사 선정 건을 의결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총회가 밀린 상태다.

상황이 어영부영 흘러가는 와중에 현대건설이 재입찰 의사를 밝히면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나서달라는 일부 조합원들의 요청도 있었다"며 "조합도 경쟁입찰로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고 우리도 소송해서 싸우는 것보다 같이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조합은 롯데건설과의 수의계약 진행 방침

일부 조합원들의 마음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갈현1구역 조합이 현대건설의 입찰을 무효화한 게 성급했다는 의견이 줄곧 나왔던 데다 당시 현대건설이 제안한 입찰 조건이 조합원에게 유리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갈현1구역 조합은 지난해 10월 11일 입찰을 마감한 뒤 2주일 만인 같은 달 26일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했다. 입찰 제안 내용도 사업비 4000억원 무이자 대여, 이주비 대출 최저 2억원 보장 등이 담겼었다.

이렇다보니 '경쟁 입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샘솟고 있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 선정은 입찰 경쟁으로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며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갈현1구역에 관심 있는 시공사들이 입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건설이 본안소송에서 이길 경우 내야 할 이자비 등도 부담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에서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준다면 조합은 입찰보증금 1000억원에 이자비까지 물어줘야 한다. 이자비는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입찰보증금 100억원을 몰수당했다가 법원의 판결로 돌려받은 바 있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는 이사회 의결(롯데건설과 수의계약) 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유국형 갈현1구역 조합장은 지난 20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연기된 시공사 선정 총회는 총회 제한일(5월 18일) 이후 즉시 개최할 예정"이라며 "현 시점에서 현대건설 홍보요원들의 개별 연락이 있으면 조합에서 강력히 대처할 수 있도록 제보해달라"고 전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이전에 제안했던 입찰 내용이 도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이주비나 대여비 조건 등은 한남3구역에서 문제가 된 '재산상 이익 제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도 조합과의 수의계약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4월 말 조합 대의원회에서도 이사회 때 다룬 안건이 통과되면 수의계약 대상자로서 시공사 선정 투표가 진행될 것"이라며 "시간이 많이 흐른만큼 조속히 시공사 선정 절차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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