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에서 '공룡급'·'노른자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조합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주의 단계가 '생활 방역' 수준으로 전환되자 서둘러 시공사 합동설명회와 총회 일정을 잡고 있다.
건설사들도 분주해졌다. 수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주전 결과가 향후 주택 사업 기상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활을 걸고 임하는 모습이다.
◇ 다시 뜨거워진 '한남3·갈현1구역'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시공사를 선정하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은 한남3구역, 갈현1구역, 반포3주구, 신반포21차(공사비 순) 등이다.
이중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여는 곳은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이다.
갈현1구역은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하는 거물급 사업장으로 지난해부터 수주 열기가 뜨거웠다. 갈현1구역 조합은 지난해 8월부터 입찰을 시작했으나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두 번 유찰됐다.
결국 조합은 두 번째 입찰 모두 참여한 롯데건설('북한산 시크니처 캐슬')과 수의계약을 진행하려 했으나 조합 내분,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시공사 선정 투표를 미뤄왔다. 이 와중에 첫 번째 입찰에서 입찰 제안서 문제로 자격을 박탈당했던 현대건설이 다시 참여 의향을 내비치고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3차 경쟁 입찰 요구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혼탁해졌다.
하지만 조합은 더이상의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이달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수의계약을 통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기 위한 안건 등을 처리하기로 했다.
당초 24일 은평구민체육센터에서 개최하려고 했으나 은평구청이 대관을 불허하면서 23일 홍은동 모 호텔 컨벤션홀(실내)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시공사 홍보설명회는 동영상 및 총회일 총회 장소에서 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총 2회 진행한다.
공사비가 2조원에 달하는 '공룡급 재개발'인 용산구 한남3구역도 이달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 중에서 규모나 속도 면에서 압도적이고 한강변에 위치해 입찰 전부터 시공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지난해 8월 진행한 첫 입찰에서도 대림산업('아크로 한남 카운티'), 현대건설('한남 디에이치 더 로얄'), GS건설('한남자이 더 헤리티지') 등 대형 건설사 3곳이 입찰 제안서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대주택 제로, 분양가 보장, 특화 설계 등 입찰 제안 내용이 과해지자 국토부와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합동점검, 검찰 조사 요청을 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다 올해 1월 검찰이 한남3구역 입찰 건설사들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2월 재입찰 공고했고 3사가 그대로 재입찰했다.
한남3구역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에 나서려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31일로 총회를 미룬 상태다.
◇ 치열한 강남…지형도 바뀌나
최근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는 곳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다.
반포3주구(공사비 8087억원)는 총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 강남권 대단지로 시공사들이 눈독 들이는 대표적 단지다. 조합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며 다시 매물로 나오자 삼성물산('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과 대우건설('트릴리언트 반포')이 달려들었다.
삼성물산은 '반포래미안퍼스티지'(반포주공2단지 재건축)',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에 이어 반포3주구까지 수주해 1만3000여 가구의 '래미안 타운'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사활을 걸고 수주전에 나섰다. 먼저 품에 안았던 신반포15차가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의 품에 안기면서 반포3주구 수주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공사도급계약서를 조합안과 거의 유사하게 제시하며 표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양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엔 상호 비방전도 심해졌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일 반포3주구 대의원을 대상으로 양사의 홍보설명회를 열고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했는데, 양사 모두 상대 회사의 공사도급계약서의 허점이나 꼼수 등을 지적하기 바빴다.
반포3주구 조합은 5월 19일 1차 합동설명회를 열고 20일 홍보관을 연 뒤 30일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조합을 둘러싼 수주전도 한창이다.
이 사업장은 예정 공사비가 1020억원에 조합원 108명, 재건축 시 275가구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역세권 단지라 '노른자위' 입지로 통한다. 현재 GS건설('반포 프리빌리지 자이')과 포스코건설('신반포 크레센도')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GS건설은 이미 '반포자이'(3410가구)와 '신반포4지구'(3685가구)를 선점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신반포21차까지 수주하면 반포 일대에 7370가구의 '자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에 질세라 포스코건설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맞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반포18차 337동(한개 동)'을 수주했지만 이는 수의계약으로 강남 재건축 수주전(입찰 경쟁)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서울에 더샵갤러리를 오픈하며 주택사업 확대 의지를 밝히고 조합원 금융부담 없는 후분양, 커튼월 및 프리미엄 마감재(포스맥) 적용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표심 얻기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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