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1분기 기대 이하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상황이 악화했고, 이전보다 인건비와 경상비 등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수주 성과는 빛났다. 연 초부터 해외시장에서 대규모 일감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며 1분기 만에 올해 목표치의 40%를 채웠다.
현대건설은 1분기 영업이익 165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19.4%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18년 4분기(1627억원) 이후 가장 저조했다. 증권업계에서 전망했던 수준(198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7% 증가한 4조5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4.07%로 작년 1분기보다 1.22%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 성장은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항만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 매출이 본격화된 영향이 컸다. 실제 지역별 매출을 보면 해외 매출이 2조4441억원으로 19.5%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개선 등 국내 플랜트 공사도 차질 없이 진행됐고, 주택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경상비와 인건비 등 판관비가 늘어난 탓이다. 1분기 경상비는 1661억원, 인건비는 103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82%, 11% 증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악화돼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수주 성과는 압도적이었다. 올 초 파나마 메트로 3호선과 카타르 루사인 플라자 타워 PLOT 3‧4 공사 등 해외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1분기 신규 수주는 9조9312억원으로 올해 목표치(25조1000억원)의 39.6%를 채웠다.
다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글로벌 확산으로 해외 수주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은 앞으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 현대건설은 내실경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현재 입찰 평가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등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고, 병원공사를 포함한 각국 정부정책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설계‧수행‧원가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질적 성장에 주력하고 내실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