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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리그테이블]코로나19에 영업이익 '와르르'

  • 2020.08.12(수) 17:11

[어닝 20·2Q]팬데믹 속 해외공사 지연 속출
현대건설 '감소폭 최대'…대림만 '깜짝 호실적'

1분기만 해도 버틸만했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에는 2분기 본격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웠다.

계열사 편입 효과가 있었던 대림산업을 제외하고, 6개 대형 상장 건설사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감소율(%)도 대부분 두 자릿수였다. 감염병 대유행(팬데믹) 여파로 해외 현장이 셧다운(폐쇄)되거나 보수적으로 원가 반영을 한 탓이다.

그 중에서도 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가장 크게 휘청였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줄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저 수준인 3%대까지 주저앉았다.

7개 상장 건설사(대림산업·현대건설·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조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7.3%(2234억원) 줄어든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영업이익 감소 비율이 큰 건설사 순으로 짚어봤다.

현대건설의 실적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라크, 알제리 등 해외 현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회계처리(원가 약 800억원 조정)를 한 영향이다. 연결 종속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이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것도 반영됐다.

영업이익률이 건설사 중 가장 낮은 3.4%를 기록했다는 점도 뼈아프다. 1년 전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진 수준이자 2018년 4분기(3.64%) 이후 1년 반만에 내려간 3%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관리·시설·인건비 등이 실적에 미리 반영됐다"며 "매출도 소폭 증가했고 상반기에 연간 수주 목표의 75%를 달성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안정화 등에 따라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한 14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성적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이 기간 매출이 34.2%나 줄어든 탓이다. 사업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자체주택이 67.3%(3940억원), 일반건축이 62.2%(310억원), 외주주택이 11.5%(830억원)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오른 15.3%로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다시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토목, 플랜트 현장에서 보수적으로 회계 처리를 해 원가를 선반영해서다. 토목 320억원(인도·싱가포르), 플랜트 150억원(쿠웨이트 알주르)의 추가원가가 반영됐다.

상반기 실적으로 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3% 감소, 영업이익 0.9% 증가, 신규수주 0.3%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상반기 신규 수주를 연간 계획(12조7700억원) 대비 절반(6402억원)을 달성했고 연말까지 3만5000가구 분양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기약하고 있다.

GS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어든 1651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7년 4분기(1029억원)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이익이다. 마찬가지로 해외 비용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시설 셧다운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경색된 분위기지만 신사업 부문은 기대를 품게 했다. 올 초 인수한 모듈러 업체 폴란드 단우드사와 영국 엘리먼츠유럽사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신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상반기 대비 85% 늘려 향후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낳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4.2% 감소한 8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화공과 비화공의 매출이 나란히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추가 원가 약 140억원이 발생했다. 상반기 신규 수주도 1조9000억원으로 수주 목표(10조5000억원)의 18.2%에 그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현장 슬로우 다운(공사 지연 등)이나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종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이테크‧플랜트 프로젝트 공정 호조로 전분기 대비해선 100억원 늘고 영업이익률도 5.2%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대림산업(건설계열 계)은 건설사들의 영업이익 마이너스 행렬 속에서 유일하게 '플러스'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885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림산업 건설사업은 이미 상반기에만 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지난해 첫 진입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재가입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림산업 본체 건설부문의 성과가 좋았다. 상반기 건설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3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연결 종속회사가 된 고려개발의 실적 개선과 신규 편입 효과도 톡톡했다. 2분기 반영된 고려개발의 영업이익이 13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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