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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재개발' 끈 못놓는데…공공개발, 잘 될까?

  • 2021.06.25(금) 11:38

[구멍뚫린 주택공급]
순항하던 공공재개발, 민간재개발 상충
공공직접시행, 국회서도 시장서도 '외면'

그동안 정부와 서울시가 내놓은 주택공급 방안은 재건축보다는 재개발에 무게추가 실려있다. 

재개발은 노후 주거 저층지를 정비하는 사업이라 강남권 등 주요 지역에 몰려 있는 재건축 단지에 비해 집값 자극 여지가 적고, 서울시의 경우 시장 직권으로 제도를 손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야심차게 내놓은 대책에 비해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공주도 재개발 사업의 경우 현금 청산, 기부채납 등 사업 방식의 한계로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재개발의 숨통을 터주면서 공공개발과 민간개발이 상충하는 상황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 점점 안갯속에 빠지는 분위기다.

 공공재개발·도심공공 '일단 순항중'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6대책에서 공공재개발을, 올해 2·4대책에서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은 모두 공공이 주도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임대주택 조성, 개발수익 공유 등 공공기여를 받는 방식이다. 목표 공급량(서울)은 △공공재개발 3년간 2만 가구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5년간 9만3000가구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5년간 11만7000가구 등이다. 

그중 공공재개발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사업지까지도 참여할 수 있게 해 발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다. 추진 속도도 빠른 편이다. 현재까지 1차 후보지 8곳, 2차 후보지 16곳 등 24곳이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2만5000가구로 애초 목표했던 수치(2022년까지 2만 가구)를 넘어섰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공공재개발, 유독 잘 나가는 이유(2020년 8월26일) 

국토부에 따르면 6월 기준 1차 후보지 중에서 동대문구에 위치한 용두1-6구역과 신설1구역은 시행자 지정까지 신청했다. 지난 1월15일 후보지 발표한 지 5개월 만이다. 나머지 6곳도 상반기 중 주민동의를 거쳐 시행자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비구역이 아닌 2차 후보지는 연내 정비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민간 재개발 추진을 원하는 주민들이 비대위 활동을 하거나 권리산정기준일(지난해 9월21일)에 따른 현금청산 대상자들이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경우다. 특히 성북구 장위9구역 등 2차 후보지의 경우 권리산정기준일과 사업 후보지 선정까지 약 6개월의 시차가 발생한 만큼 현금청산자들의 반발이 크다. ▷관련기사: 권리산정기준일, 원주민 보호냐 재산권 침해냐(6월18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일단' 순항중이다. 최근 5차 후보지 5곳(1만1200가구)를 정하면서 총 7만1200가구의 후보지를 정했다. 1~4차 후보지 46곳(6만 가구) 중 21곳(2만9500가구)는 주민 10% 이상 동의를 확보했다. 증산4구역, 수색14구역에 이어 도봉구 쌍문역 동측, 은평구 불광근린공원 구역이 추가로 주민동의율 2/3을 넘어 본지구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하지만 사업지가 대부분 서울 외곽에 위치한 데다 일부 사업지는 주택공급물량이 100~500가구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애초에 장담했던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공급효과'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면받는 공공직접시행, 놓지 못하는 민간재개발

공공직접시행(재개발·재건축)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안갯속이다. 공공재개발에 비해 공공이 더 깊숙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토지등소유자가 공공에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구조라 거부감이 컸다. 

공공직접시행 재개발의 경우 현재까지 총 27곳의 후보지가 접수됐는데 주민제안은 3곳뿐이었다. 심지어 대책을 발표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후보지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세제혜택까지 추가했지만 사업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위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했다. 아직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LH 주도로 정비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에서다. 국회에서도 시장에서도 외면당한 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등장도 '변수'가 됐다. 대못규제인 주거정비지수제 등을 폐지하고 '공공기획 민간재개발'을 전면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공공기획은 공공이 사업을 기획한다는 점 등에서 공공재개발과 유사하다. 그러나 서울시가 직접 시행사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허가 과정에 개입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력자' 역할에 머문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이처럼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사업의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정부의 공공주도 공급대책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공공 개발을 추진하려던 사업지들이 민간 개발로 돌아서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동작구 본동의 경우 민간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개발은 초기 주민동의율(10%)이 낮아서 주민 동의 문턱을 넘었다고 추진 속도를 낸다고 보기 어렵고, 도심 중심 지역엔 사업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공공직접시행 등 2·4대책에서 나온 사업은 소유권을 공공에 넘기는 방식이라 거부감이 커서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수요자들 입장에선 공공주도 방식과 비슷하지만 공공의 개입이 적고 초반 동의율(30%)이 높아 최종 진행을 위한 동의율 획득에 유리한 공공기획이 매력적일 수 있어 공공개발사업과 상충될 것"이라며 "도심 안에선 공공기획, 도심을 벗어난 곳에선 공공주도 방식을 추진하는 식으로 양분될듯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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