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미아뉴타운'이 들썩이고 있다.
재정비촉진구역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무주택자의 대출 규제가 완화되자 9억원 이하 중저가 매물이 남아있는 미아뉴타운으로 수요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이에 미아뉴타운 내 신고가가 속출하고 건설사들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물밑경쟁에 한창이다.
속도 빠른 3·4구역…"연내 시공사 선정"
강북구 미아뉴타운 개발기본계획에 따르면 미아동 미아뉴타운은 △존치구역 4개 구역 △재개발 3개 구역 △자율정비구역(재정비촉진구역) 4개 구역 등으로 이뤄져 있다.
존치구역은 SK북한산시티, 삼각산아이원, 벽산라이브파크 등 1000가구 이상의 단지가 조성돼 있고 재개발 구역은 미아 6·7동의 6구역(래미안 트리베라1차), 8구역(두산위브 트레지움), 12구역(래미안 트리베라 2차)이 입주를 마친 상태다.
2006년 미아뉴타운 확장지구로 지정된 미아재정비촉진구역은 미아 5동 일대로 1~4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2014년 구역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한 2~4구역이 최근 들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가장 앞선 곳은 미아4구역이다. 재건축으로 추진되는 이곳은 지난 2019년 9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올해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6월21일 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입찰하면서 '유찰'이란 고비를 만났다. 미아4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달 16일 재입찰 공고를 내고 다시 시공사 선정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아4구역은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도보권이며 길음동부센트레빌, 래미안센터피스 등 대단지 아파트가 인근에 위치해 각종 생활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단지는 6개 동, 493가구로 조성된다.
미아3구역도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이곳은 2015년 1월 조합이 설립됐으나 내부 갈등을 겪다가 2019년 12월 집행부를 새로 구성한 뒤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아3구역 조합 관계자는 "올해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곳 또한 미아사거리역과 가깝고 영훈국제중, 영훈고 등 학세권이라는 점에서 입지적 강점을 갖추고 있다. 단지는 12개 동, 총 1037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구역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총 3521가구로 미아뉴타운 내 역대급 규모로 조성될 미아2구역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서울시 건축 재심의를 앞두고 새 설계업체 선정에 나선 상태다. 미아2구역은 미아사거리역과 우이신설역인 삼양사거리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곳곳에서 신고가…'매물 씨 말랐다'
미아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의 사업 속도가 빨라지자 개발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올랐다.
미아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4구역 사업시행인가가 난 직후 일대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그나마 2구역은 6억원 전후의 매물들이 몇 개 나와있는데 가장 속도가 빠른 3구역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두 거둬들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미아뉴타운의 가치가 아직도 저평가 돼 있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유주택자도 도로부지(주택 수 미포함) 물건을 문의하는 등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아동 'SK북한산시티'(2004년 준공)는 지난달 전용 84㎡가 최고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같은 평형 최고 거래가(7억5000만원)에 비하면 1년 만에 1억원이 오른 셈이다.
'래미안트리베라2차'(2010년 준공)는 지난달 전용 59㎡가 최고 8억9000만원에 거래돼 전년 동기 최고 거래가(7억3000만원) 대비 21.9%(1억6000만원)나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20평형대의 '9억원 고지'가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지난달 무주택자의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9억 이하 아파트로 쏠리고 있어 미아뉴타운 내 9억원 이하 매물이 씨가 마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7월부터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부부합산소득 기준이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주택가격 기준도 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변경됐다. 담보인정비율(LTV)은 10%포인트에서 최대 20%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아뉴타운이 속한 강북구 아파트의 중위매매가격은 지난 6월 기준(한국부동산원 집계)으로 4억92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