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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중흥체제 본격 시동…임원인사 등 '술렁'

  • 2022.02.28(월) 08:10

중흥건설, 시평 40위→ 4위 단숨에 올라
'푸르지오' 브랜드 약화 등 시너지 '글쎄'
중흥가 사위 영입 무산…임원 물갈이 '촉각'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어렵사리 주인을 찾은 대우건설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화학적 결합'이 과제로 남았다. 중흥그룹이 각 사의 독립 경영을 약속한 가운데 대우건설은 오늘(28일)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인사 및 조직개편도 본격화한다. 임원의 절반 가량을 물갈이할 계획이어서 조직 안팎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당분간 공채 출신 '대우맨'인 백정완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원톱 체제를 꾸릴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선 '사내이사' 선임이 어렵게 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의 거취도 한동안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산은체제 손발 묶였던 대우건설, 중흥체제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4일 중흥토건 및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주식취득 건을 승인했다. 중흥토건이 40.6%, 중흥건설이 10.15%를 취득해 대우건설의 주식 총 50.75%를 가져간다. 금액으로는 2조 6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그룹은 작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업계 4위에 오른다. 대우건설은 시평 5위다. 중흥토건이 시평 17위, 중흥건설이 시평 40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순식간에 엄청난 도약을 이룬 셈이다.

대우건설은 오랜 기간 산업은행 체제 하에서 사실상 손발이 묶여왔다. 재무개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 대신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꾸려왔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 몇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주택사업에 집중했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해외사업의 포트폴리오는 점차 줄어들었다. ▷관련기사: 대우건설, '주택' 집중했더니 최대 영업익…중흥도 '웃는다'(1월28일)

동종업계의 새 주인을 맞으면서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사업확대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기업 매각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사업을 진행하는 데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과감한 사업전략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사업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정창선 회장은 여러차례 대우의 해외사업을 추켜세웠지만 해외 경험이 없는 중흥이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장을 관리하기 어렵고 이에 대한 투자결정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국내 주택사업에선 중흥의 '중흥S클래스'와 대우의 '푸르지오' 주택 브랜드 가치 격차가 큰 상황이어서 일각에선 푸르지오의 이미지 실추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에 대해 경쟁사들의 이같은 공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은 브랜드의 영향력이 막대한데 벌써부터 푸르지오와 S클래스를 동급으로 보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며 "대우로서는 공들여 쌓은 아파트 이미지에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그룹은 국내 주택사업에서 두 건설사의 브랜드를 따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분명히했다. 아울러 대우건설 소유의 모든 지적재산권은 대우건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이에 중흥건설의 '중흥 S-클래스'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지금처럼 각 사의 사업에만 적용된다.

반면 중흥건설은 시평 상승에 힘입어 수도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광주시에 본사를 둔 중흥건설은 현재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와 상관없이 각자의 사업 영역을 유지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자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며 "국내 사업의 경우 함께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해외사업은 전적으로 대우에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맨' 원톱…중흥가 김보현 부사장 '주목'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화학적 결합도 주목할 부분이다.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체제에선 사실상 화학적 결합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흥그룹은 처음 인수 의사를 밝힐 때부터 '독립 경영'을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후 외부 인사가 연달아 수장을 맡으며 외풍에 시달렸던 대우건설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관련기사: '중흥 품' 대우건설, 새 대표에 백정완 전무…6년 만에 내부출신(1월12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작년 12월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대우건설에 대한 독립경영과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에는 6년 만에 공채 출신 대표가 탄생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2일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전무)을 새 대표에 내정, 이날 주총에서 공식 선임한다. 백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85년 대우건설에 공채로 입사해 2018년부터 주택사업 부문을 이끌어왔다.

당분간 대우건설은 백정완 대표 내정자의 '원톱' 체제로 갈 전망이다. 애초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취업제한 기간에 걸려 무산됐다.

김 부사장은 중흥그룹 인수단에서 대우건설 노조와의 협상을 이끌었으며, 백정완 대표 내정자와 함께 대우건설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김보현 부사장은 공군 출신으로 군 관련 사업을 했던 대우건설에는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는 답변을 공정위로부터 받았다"며 "현재 취업제한 기간이 1년가량 남았는데, 일단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이의신청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인사 등 전반적인 조직개편안도 발표한다. 앞서 대우건설 임원 90여명의 절반 가량인 40여명의 임원을 물갈이할 것으로 알려져 세대교체와 외부 인사 선임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흥그룹은 지난 7일 대우건설 노조와 인수 관련 협약을 맺었다. △3년간 내부 인사 중 대표 선임 △3년간 집행 임원 선임 시 대우건설 외 인력을 50% 이내로 제한 △수주 및 구매 활동의 독립 보장 △5년간 노동조합원 고용 보장 △3년 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으로 임금인상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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