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정비계획이 '신속'하게 통과된 첫 사례가 나왔다.
주민과 서울시가 마련한 계획안이 열람공고 4개월만에 통과되고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도시계획 결정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특별분과(수권) 소위원회'를 열고 광진구 신향빌라 재건축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첫 개최한 신속통합기획 특별분과(수권) 위원회는 시가 신속통합기획 절차 간소화를 위해 신설한 전담 위원회다.
신통기획이 적용되는 구역의 정비계획안을 놓고 주요 쟁점사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며, 여기서 심의 의결된 사항은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신향빌라는 용마산·아차산 자락 경관관리지역에 위치한 30년 넘은 노후 연립주택 단지로 재해위험이 있어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주민제안으로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 문제, 자연지형과의 부조화 등으로 지난 2020년 4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된 바 있다.
주민과 서울시는 신통기획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성과 사업성이 균형을 이룬 새로운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열람공고 4개월만에 심의를 통과했다.
시는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을 동시에 수립해 도시계획 결정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도시계획 결정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될 전망이다.
이번 정비계획(안) 통과로 신향빌라는 용마산·아차산 경관과 어우러지는 305가구(공공주택 15가구 포함, 4~12층) 규모의 쾌적한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정비계획에는 서울시와 주민이 함께 마련한 4가지 계획 원칙이 반영됐다. △용마산, 인접학교, 구릉지 등 '자연지형과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학교 통학로 및 용마산 산책로 개선 등 '지역 차원의 보행환경 개선' △학교와 연계한 공공 개방 커뮤니티시설 설치 등 '공공성 확보' △테라스하우스, 판상형, 탑상형 등 다양한 주거 유형 계획으로 '입체적 공유경관 창출' 등이다.
대상지와 용곡초등학교 경계부에 있는 용마산 산책로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라볼 때 위압적인 경관을 형성하지 않도록 했다. 건축물 높이는 용곡초 운동장 해발고도(8~9층)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자연지형에 따라 동에서 서측으로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했다.
대상지 내 학교 통학로와 연결되는 보행브릿지 및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도 둔다. 지형의 단차를 고려한 테라스하우스, 판상형, 탑상형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도입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저층주거지 개발을 계획했다.
신향빌라 재건축사업 정비계획은 이번에 수정가결된 내용을 반영해 재공람 공고 후 상반기 내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마친다는 목표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신향빌라 신속통합기획은 그간 경관상 문제로 개발이 어려웠던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며 "신통기획을 통해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뿐만 아니라, 구릉지, 경관관리지역 등 개발소외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