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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종묘~퇴계로 일대 '연트럴파크' 4배 넘는 녹지 조성

  • 2022.04.21(목) 14:00

서울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발표
3개 구역으로 나눠 녹지공간 확보방안 마련
종묘~퇴계로 일대 44만㎡ 통합형 정비 나서

삭막했던 서울 도심이 고층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한다. 

층수 및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공공기여분을 공원·녹지로 조성해 도심 녹지율을 현행 3.7%에서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선도사업으로 종묘~퇴계로 일대 44만㎡를 정비해 연남동 '연트럴파크'의 4배가 넘는 공원·녹지를 조성,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대표 녹지축을 완성할 계획이다. 

'도심 전체를 녹지로'…3대 전략 마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고밀·복합 개발과 녹지공간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활력이 떨어진 서울 도심을 대전환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도심에서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공원·녹지는 전체 면적의 3.7%에 불과하다. 고궁을 포함해도 8.5%에 그쳐 미국 뉴욕 맨해튼(26.8%), 영국 센트럴 런던(14.6%)과 같은 세계 대도시와 비교하면 녹지율이 현저히 낮다.

이번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건축물 높이(90m 이하)와 용적률(600% 이하) 등 기존 건축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를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서울도심 녹지율을 지금보다 4배 이상 끌어올린 15%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직주근접 정주도시'도 실현한다. '도심에는 주거시설이 없다'는 오랜 관념을 깨고 고밀·복합 개발을 통해 업무·상업·문화시설은 물론 주거공간까지 함께 조성한다. 

우선 시는 서울도심에서 가장 낙후돼 변화가 시급한 '종묘~퇴계로 일대' 44만㎡부터 재정비를 시작한다. 이후 동-서로는 1가부터 8가까지, 남-북으로는 율곡로에서 퇴계로까지 서울 도심 전체를 녹지생태도심으로 만든다. 하늘에서 보면 온통 녹색으로 물든 도심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녹지생태도심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으로 서울도심을 지역별 특성에 따라 △신규 정비구역 △기시행 정비구역 △특성 관리구역 등 3개 구역으로 구분하고, 각 구역에 적합한 녹지공간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 

신규 정비구역은 종묘~퇴계로, 동대문·DDP 일대 등 아직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낙후·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곳들로 고밀·복합 개발로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녹지공간 확보는 블록별로 최소 1개 이상의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과 공원은 녹지 보행로 등으로 연결한다. 연결된 녹지는 인근 지역까지 확산해 도심 전체를 순환하는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시행 정비구역은 광화문~시청 일대 같이 이미 재개발이 끝난 구역으로, 공개공지 재구조화나 벽면녹화, 입체녹화 등을 통해 녹지공간을 확보한다. 

특성관리구역은 한옥밀집지역이나 인사동·명동 같이 특성에 맞는 관리가 필요한 구역으로, 장소에 따라 녹지보행가로나 거점형 녹지쉼터 등을 조성한다. 

연트럴파크의 4배…"원도심을 미래도심으로"

특히 신규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건축규제 완화'와 '녹지공간 확보' 전략을 각각 마련해 민간 재개발을 집중 추진한다. 
 
건축규제 완화는 현재 '서울도심 기본계획'에 따라 90m로 제한된 건축물 높이를 구역 여건을 고려해 재조정하고, 최고 높이도 공공기여와 연계해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600% 이하(도심부 일반상업지역 기준, 도심부 외 800%)로 제한된 용적률도 시민을 위한 개발공간을 더 제공하는 경우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종묘~퇴계로 일대 선도사업은 잘게 쪼개져 지난 10년 간 재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방치됐던 구역들을 적정 규모 단위로 묶어서 개발하는 '통합형 정비방식'으로 추진된다.

이곳에 위치한 재정비촉진지구는 전체 171개 정비구역 중 사업 미추진 147개 구역이 일몰제 적용으로 일괄 정비구역 해제에 직면해 있다. 시는 일몰시점이 지난 147개 구역을 20개 내외 정비구역으로 재조정하고, 이들 구역도 추가적으로 통합해 구역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구역 간 통합도 유연하게 허용한다. 

구역 내 빈틈 없는 녹지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블록별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별로 각각 조성됐던 오픈스페이스를 공원과 연결될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해 시민 편의도 높인다.

지하공간을 통합 개발해 지상의 차량 진출입로를 최소화하고, 도로는 필수구간만 남기고 선형녹지로 조성한다. 건물 저층부에 공유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폐율을 축소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높이를 완화하는 방법도 추진한다. 

종묘~퇴계로 일대 선도사업이 완성되면 연남동 '연트럴파크'(34,200㎡)의 4배가 넘는 약 14만㎡의 공원‧녹지가 조성된다. 북악산에서 종묘와 남산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대표 녹지축이 완성된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까지 공론화 및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상위계획인 '서울도심 기본계획'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을 재정비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구역별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오랜 기간 정체돼 온 서울도심은 기존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방향과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녹지생태도심'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보존과 규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원도심'을 휴식과 여유, 활력이 넘치는 '미래도심'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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