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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국토교통부 장관 손에 달린 세금

  • 2022.12.01(목) 10:00

[보유세 기준, 왜 공시가격인가] 과세기준 결정의 적합성

2022년 11월 10일 정부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 정도 비싼 집을 가졌으니 그 만큼 세금을 내셔야죠."

공시가격 반영비율을 100%로 맞추겠다는 계획과, 공시가격을 시세수준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은 보유세도 실제 집값에 걸맞게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진행됐다.

거래세인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는 실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가 그 60~70%를 기준으로 부과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보유세를 부담해야 하는 주택 보유자들은 그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취득이나 양도거래와 달리 보유만 하고 있는 이유로 부담할 세금을 수시로 바뀌는 실제 거래가치로 부과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을 생각하더라도 단순히 보유만 하는 것은 소득과는 연결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세금 권력을 잡은 국토부 장관

내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세금 불만은 보유세가 세법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도 터져 나온다.

세금부담의 증가는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세법에서 정하고 있는데, 보유세부담을 결정하는 공시가격의 변화는 세법도 대통령령도 아닌 국토교통부장관의 부령에서부터 일어나기 때문이다.

2020년 말 실행된 부동산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이 변화를 더욱 분명하게 했다.

당시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매년 3p%씩 올리고, 향후 10~15년에 걸쳐 시세의 90%수준까지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부동산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는 특별한 조항이 새로 삽입됐는데, '적정가격 반영을 위한 계획수립 등'의 조항이다.

이 조항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부동산의 '시세 반영률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도록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 장관에게는 계획 수립을 위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부동산원, 그밖의 단체 등에 자료제출과 열람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세율 이외에 보유세 부담을 결정하는 핵심인 과세표준의 증감을 세법이 아닌 국토교통부 장관의 영향력 하에 두도록 한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금은 과세표준 곱하기 세율인데, 이 과세표준을 정부가 마음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것도 기획재정부도 아닌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세반영률의 '목표치'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과표를 마음대로 하겠다고 정한 것이다. 국회와 세법에서 의해 정해져야 할 증세 결정권을 국토부 장관이 쥐락펴락 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공시가격 결정권을 쥔 국토부장관은 세금 뿐만 아니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평가 및 부과되는 각종 국민부담금과 복지체계까지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섰다.

현재 부동산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담과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장애인연금 등의 복지분야 대상자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며, 개발부담금, 재건축부담금, 공직자 재산공개기준 등 총 60여개의 행정목적에 활용된다.

특히 이 중 상당수는 각각의 개별 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그 기준을 결정하도록 하는데, 공시가격이 바뀌면 위원회 심의결과도 바뀔 수 밖에 없다. 각 기준의 결정권에 있어서 국토부 장관이 개별 위원회보다도 위에 있는 셈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불만은 늘고 의견반영은 더 어려워져

물론 정부가 조사, 결정하는 공시가격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매년 3월말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공시 이전에 소유자들에게 사전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열람 후 의견을 수렴하고 4월말에 정식으로 공시가격을 발표한다.

사전열람을 제 때 하지 못한 경우라도 5월말까지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또 받는다. 이의신청 의견은 국토교통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부동산가격 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고, 최종적으로 6월말에 조정된 공동주택가격이 결정, 공시 된다.

절차만 보면 의견수렴의 폭이 제법 넓어보인다. 하지만, 실제 제기된 이의신청의 반영비율은 매우 낮다.

부동산 가격공시 대상 중 대상자가 가장 많은 공동주택가격의 경우 이의신청 반영비율은 2020년에 2.45%, 2021년에 5.01%였고, 2022년에는 불과 0.48%에 그쳤다.

이의신청 반영비율은 2016~2018년에는 10%를 초과했고, 2019년에는 21.51%에 달했지만, 2020년 이후에는 한자리 수 비율로 뚝 떨어졌다.

최근 공시가격 변동률이 높고, 그에 따른 이의신청건수가 과거보다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갈수록 집주인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비률은 떨어진 것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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