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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제2의 검단? 수도권 전셋값 '뚝뚝'

  • 2022.12.06(화) 17:09

경기 수원·인천 연수 등 올해 전셋값 급락
고금리에 전세 매력 '뚝'…입주는 '폭탄'

고금리에 전세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작년까지 집값과 동반 상승했던 전셋값이 빠르게 하락 중이다. 경기 수원 등은 전보다 수억원씩 내린 거래가 속출하고 있고, 신축 아파트가 많은 인천 서구는 세입자를 찾기조차 어렵다.

이같은 하락세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계획인데다 앞으로 입주 물량도 많다.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급매물에 대해 충분히 파악한 뒤 계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무섭게 빠지는 전셋값…제2의 검단?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국 전셋값은 전주보다 0.69% 하락했다. 2012년 5월 관련 통계 집계 시작 후 가장 큰 낙폭이다. 서울(-0.89%)과 수도권(-0.95%) 모두 역대 최대 낙폭을 보였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전셋값은 전국 평균 5.1%, 경기 평균 7.45% 하락했다. 경기에선 수원이 –10.55%로 급격히 하락했는데, 특히 영통(-15.27%)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영통 망포동 힐스테이트영통 전용 71㎡ 전세는 지난 1일 3억8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지난달에는 4억60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8000만원 하락했다. 작년 9월에 6억3000만~6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고점 대비 약 40% 하락한 셈이다.

이밖에 경기 시흥(-11.45%), 광명(-10.33%), 하남(-10.51%), 고양 덕양(-10.31%), 양주(-12.65%), 의정부(-11.05%)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인천에선 신축 아파트가 풍부한 연수구(-15.09%)와 서구(-13.38%)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입주 폭탄과 집값 하락이 맞물리며 '깡통 전세' 우려가 큰 지역들이다. 서구 검단신도시의 경우 전용면적 84㎡ 전세 호가가 1억원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관련 기사: [부동산 줍줍]검단으로 이사하면 '투잡러'라고요?(11월20일)

전셋값 하락 원인으론 금리부담에 전세 수요가 감소한 점이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월세 거래량은 10만594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9% 증가했다. 올해 1~10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8%로 작년(43.1%)에 비해 늘었다.

경기 수원과 인천 서구처럼 신축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겹치며 전세 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영향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수원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883가구로 작년(1만233가구)에 이어 1만 가구 이상이 공급된다. 서구는 작년 6454가구에서 올해 1만9390가구로 입주 물량이 확 늘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대출 이자 부담 확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 전환이 지속되는 데다 갱신권 사용으로 전세 수요가 급감했다"며 "전셋값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내년 입주 더 많아…가격 더 떨어진다

앞으로도 전셋값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가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 전세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수도권에는 역대급 입주 물량이 예정된 지역이 많아 매수 우위의 시장이 되면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내릴 수밖에 없다.

직방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3만353가구로 작년 동월(2만9405가구)보다 소폭 증가했다. 수도권은 작년보다 18%(2814가구) 많은 1만8391가구가 입주한다.

올해 전셋값이 급격히 하락한 경기 수원, 인천 서구 등은 내년에도 많은 입주 물량이 예정됐다. 수원은 9356가구, 서구는 1만4811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인 경기 양주 역시 내년 9859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전셋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 등의 우려도 커진다. 여유자금이 없어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전셋값을 반환해야 하는 집주인의 경우 하락분의 현금을 따로 융통해야 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하락한 전세금을 마련하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집주인이 많아졌다"며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세시장 하락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 전세 수요의 월세 전환으로 월세가 전세 거래를 역전한 가운데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은 전세가격 하락 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며 "특히 새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잔금 마련을 위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출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경매 진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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