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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 "3기신도시 선교통이 과잉투자?…분양 잘 될 것"

  • 2023.05.21(일) 11:01

[일문일답]'선교통 후입주' 목표로 추진중
가처분면적·주택공급 확대로 분양가 안정
30년짜리 주택은 재난…'장수명주택' 필요

"지금까지 신도시 택지개발 이후 길게는 10년 넘게 광역교통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극심한 고통을 줬다. 3기 신도시는 이 문제를 반드시 잡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하고 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3기 신도시 '선교통 후입주' 추진 목표를 재차 강조하며 입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기 신도시는 광역교통계획을 세울 때부터 철도 이용을 기준으로 강남 또는 광화문에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도록 구상했다"며 "가령 고양창릉, 남양주 왕숙1·2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하남교산은 3호선(연장선)을 이용해서 도심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는 최초 입지 발표 단계부터 교통개선대책을 먼저 마련하고, 지구지정과 동시에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해 광역교통대책 확정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평균 16개월 이상 앞당겼다. 

이한준 LH 사장이 지난 18일 진주 LH 본사에서 국토교통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선교통체계 구축방안'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LH

앞선 1·2기 신도시의 '교통 지옥'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LH는 올 초 교통업무 총괄 조직인 '국민주거혁신실'(사장 직속)과 교통업무 전담 조직인 '선교통계획처'를 신설해 운영중이다. 

다만 3기 신도시 교통망을 미리 구축했는데 입주가 미뤄질 경우 등에 따른 '과잉 투자' 우려도 나온다. 

이 사장은 "오히려 선교통 체계를 빨리 구축해놓으면 도시가 빨리 형성돼 분양도 빨리 되고 토지나 주택에 대한 분양가격도 높아져 (선투자에 대한 부분을) 상당히 리커버리(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H는 윤석열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 총 270만 가구 중 108만 가구를 맡은 가운데, 30만8000가구를 정부의 공공분양주택인 뉴:홈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대부분은 3기 신도시에서 택지개발해 공급한다. 

분양가 급등은 건설·매각이 가능한 가처분면적 확대, 상업업무시설 축소 등을 통해 막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가처분면적과 주택공급은 늘리고 상업업무시설은 축소해 토지 조성원가를 낮춰 토지분양가를 잡겠다"며 "LH가 주택 공급뿐만 아니라 주택 가격의 안정에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해선 "집만 짓는다고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며 자족기능 구축, 시설기준 변화, 장수명주택 적용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이한준 LH 사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경남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 외관./채신화 기자

-3기 신도시 광역교통체계는 '서울 도심 이동 30분'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서울 도심 어느 지역을 기준으로 본 건가.

▲강남과 광화문 두 가지 기준으로 이원화됐다. 북쪽 고양창릉, 남양주왕숙1·2 신도시는 광화문 위주로 보면 된다. 남쪽은 의왕·군포·안산이 연결되는 새로운 도시가 있는데 여긴 강남 기준으로 본다. 

-30분 기준의 근거는.

▲실질적으로 버스를 이용하느냐 철도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통근시간엔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3기 신도시는 광역교통계획을 세울 때부터 철도를 기반으로 했다. 고양창릉은 창릉역(GTX-A)이 생기고 남양주왕숙1·2는 GTX-B노선을 이용할 수 있고 하남교산은 3호선(서울지하철 연장)이 들어가기 때문에 30분대에 강남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남교산(3호선), 남양주왕숙(9호선), 창릉(서부선) 등의 서울 지하철 연장 노선은 확정인가.

▲관련 부서에서 같이 논의중이다. 서울시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연장하는 노선에 대해 환승시키겠다는 건 발표했었는데, 환승 시 통행자 불편 때문에 설왕설래가 있다. 실질적으로 운영비와 관련된 갈등이 많이 포함돼 있고 연장에 따른 철도 운행 편수 등 문제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저희도 참여하고 있고 서울시, 국토부, 지자체 간 긴밀히 협상하고 있기 때문에 원만히 타결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선교통 체계를 구축했는데 입주가 예상보다 지연된다면 과잉투자가 될 수 있지 않나.

▲저희도 이 부분을 굉장히 고심했다. 그러나 선교통됨으로 인해서 경제상황 안 좋을수록 저희한테는 상당한 이점이다. (경제상황 안 좋으면) 분양률이 낮을 수 있는데 선교통 체계를 빨리 해놓으면 도시도 빨리 형성되고 분양도 빨리 되고 토지나 주택에 대한 분양가격이 높아져 (과잉투자에 대한 부분을) 상당히 리커버리할 수 있다. 

-광역교통 분양성 좋아지면 결과적으로 분양가 상승 부담되지 않나.

▲광역교통 시설 비용 자체는 초기부터 예산이 정해져서 나온다. 예산 범위 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 요인은 없다. 예산을 추가해 광역교통 부담을 더 높여서 한다면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 요인이 있겠지만 주어진 예산 속에서 좀 일찍 집행하느냐 늦게 집행하느냐 그 차이라고 보면 된다. 

-선교통체계 구축에서 LH의 역할은.

▲국토교통부의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모든 걸 결정한다. 그러나 결정에 앞서 LH가 도시 만들어질 때 광역교통계획을 위한 예산, 내용, 기간 등의 계획을 만든다. 이걸 토대로 국토부나 지자체와 협의를 해서 결정하는 체계다. 거기에 들어가는 예산 자체를 대부분 LH가 부담하고 있다.

대도시광역교통체계는 외형적으로는 대광위에서 결정하지만 LH가 도시를 만들기 때문에 내부적으론 LH가 거의 모든 것을 성안해준다고 표현할 수 있다. 

-LH 브랜드 '안단테'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 브랜드 사용을 거부하거나 건설사 브랜드로 교체해달라는 요구도 있는데. 

▲ LH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좋은 주택을 만들었다면 LH가 내세운 브랜드를 국민들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민의 니즈에 부합하지 못하는 주택을 공급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시장으로부터 상당히 홀대받고 있다. 

고객이 안단테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고객 뜻이니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계기로 LH가 한층 더 분발해서 LH만의 독자적인, 층간소음 없는 고품격 장수명 주택을 공급해서 국민들이 'LH 아파트 잘 지었더라'고 평가할 때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전에는 기본적으로 국민 뜻을 따르는게 맞다고 본다.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에서 LH의 역할은.

▲ 정부가 270만 가구 공급로드 만들고 마스터플랜, 지자체 임명 등 정리가 어느 정도 돼 간다. LH는 1기 신도시 자체를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1기신도시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다. 지자체가 정밀계획 입안할 때 마스터플래너로서 역할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치단체와 함께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건 신도시별로 테스크포스(TF) 만들어서 지원할 계획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현실성 없다는 얘기가 있다.

▲ 1기 신도시를 재건축해서 집만 짓는다고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굉장히 크다. 1기 신도시는 1988~1989년 집값 급등에 급하게 만들면서 일자리가 없어 베드타운이 됐다. 또다시 재건축하면 입주민 입장에선 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급호수를 늘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교통량이 더 늘어서 광역교통이 혼잡해진다. 신도시 내 자족기능 최대한 집어넣어서 외곽 유출되는 교통량 줄일 필요 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신도시를 만들 때 현재 사회경제적 여건만 놓고 보면 구닥다리가 된다. UAM 항공교통, 자율주행, 로봇드론택배 등이 눈앞에 와 있는데 우리가 건설하는 도시에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1기 신도시 만들 땐 자동차가 많지 않아서 주차장을 지상에 만들었는데 이후에 지하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공사비가 높아져 분양가가 급등했다. 

3기 신도시부터는 LH가 주택 공급만 목적이 아니라 주택 가격의 안정에도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시설 기준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바뀌어야 한다. 또 1~3기 신도시 모두 가처분면적이 45% 내외인데 이것도 좀 늘려야 한다. 1·2신도시가 제대로 활력을 못 찾고 있는 이유가 상업업무시설 과다배치인데 상업업무시설도 줄이고 주택공급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처분면적 늘리고 주택 공급 늘려서 토지 조성원가 낮춰주면서 토지 분양가 잡겠다.  

1기 신도시 40만 가구, 수도권 택지 60만 가구 등 공급하면 30년 뒤엔 100만 가구를 재건축해야 한다. 현재 1기 신도시 29만 가구를 재건축하는데도 이주택지가 없어서 도시별 몸살 앓고 있는데, 지금처럼 30년으로 된 주택을 계속 공급한다면 30년 후에는 100만 가구가 똑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이것은 재난에 가까운 도시건축문화라고 본다.

주택의 공급 방식도 지금처럼 벽식구조로 해서 30~40년 쓰는 주택과 라멘식으로 100년 가는 주택 중 수요자가 선택하게끔 하는게 맞다. 한꺼번에 밀어닥칠 재건축 시기를 다르게 해서 혼란을 미연에 예방해주는 공급 정책으로 가닥이 변해야 한다. 눈앞의 주택공급이 문제가 아니라 30~40년 이후에도 재건축 문제로 인해 사회가 혼란하지 않게 대책을 세우는 것도 LH가 해야 될 일이라고 보고 그런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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