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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용적률 파격 완화…집주인 매물거두고 호가 높인다

  • 2023.05.29(월) 06:50

서울시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
서울·공작·수정·진주 등 초고층 재건축 허용
기대감 커져…"매수 문의 이어져…호가 상승"

서울시가 여의도 금융중심지 내 높이규제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하면서 인근 아파트 단지가 들썩이고 있다. 서울·공작·수정·진주아파트 등의 6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지역 가치 상승과 더불어 재건축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들 아파트는 최근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 자체가 극히 드물었는데 이같은 호재에 매수문의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용적률 1200%…여의도 금융특구 추진

서울시는 지난 25일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안'을 공고했다. 여의도를 국제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한 도시계획적 지원방안을 담았다. 금융중심지 내 혁신 디자인 건축물 용적률을 1200% 이상 완화하고, 높이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이다.

지구단위계획에는 △금융투자 여건 조성 △도시기능 복합화 △보행 중심의 도시환경 조성 △세계적인 수변 도시경관 창출 등 4가지 방향이 담겼다. 대상지는 △국제금융중심지구 △금융업무지원지구 △도심기능지원지구 △도심주거복합지구 등 4개 지구로 나눴다.

특히 국제금융중심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하다. 기존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변경되면 용적률이 1000%까지 부여되며, 친환경·혁신 디자인을 적용하면 1200% 이상 완화도 가능하다. 현재 중심상업지역은 명동과 상암동 2곳뿐이다.

금융업무지원지구는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 공간 건립을 권장하는 지역이다. 도심기능지원지구는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용도 제한이 최소화됐다.

서울·공작·수정·진주아파트가 포함된 도심주거복합지구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최소한의 계획수립 기준을 제시하고 향후 별도 계획을 세우도록 할 방침이다. 창의적인 설계 등을 적용하면 6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같은 계획은 다음 달 8일까지 열람공고 후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 고시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규제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의도가 국제적인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 계획 / 그림=서울시

금융특구 호재에 숨죽였던 여의도 반등?

이번 계획안이 여의도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여의도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거래 시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매수할 수 없다. 이에 거래량이 극히 적은 데다 최근 실거래가는 하락 추세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여의도 진주아파트 전용 63㎡은 지난 23일 11억6380만원(6층)에 거래됐다. 이전 거래는 2021년 4월로 당시 거래 가격(15억1000만원·2층)보다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수정아파트 전용 150㎡은 지난 10일 21억원(1층)에 거래됐는데, 최고가(26억2700만원·10층)를 기록했던 작년 5월과 비교해 5억2700만원 떨어졌다. 서울아파트와 공작아파트는 각각 작년 10월, 2021년 4월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특구 지정에 따른 시장 분위기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급매물이 거래되며 실거래가가 하락했지만 앞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고밀개발이 이뤄지면 토지 활용성이 높아지고, 지역 가치·소득 수준 등이 동반 상승할 것"며 "아파트 재건축은 기부채납 수준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되긴 하지만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선 지자체에서도 어느 정도의 수익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서 실거래가가 떨어지고 있고, 급매물조차 안 팔리는 지역도 있다"며 "여의도는 급매물 소진 단계로 보이고, 이 매물들이 소진되면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급매를 고민했던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다.

여의도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 계획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소유주에게 연락하니 매물을 거둬들이겠다고 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지난주만 해도 가격을 더 낮춰달라는 문의만 있었는데 지금은 묻지도 않고 계약금을 입금하겠다는 매수자들이 있다"며 "집주인들은 더 지켜보겠다는데 아마 호가를 많이 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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